넷플릭스 2분기 구독자 800만 명 증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컨센서스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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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구독자 수 2.8억 명, 광고 요금제 가입자 34% 늘어
매출 95.6억 달러 달성, 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4%↑
3분기 매출 증가률 15%로 상향, 신규 가입자는 518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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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올해 2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비밀번호 공유 단속, 광고 요금제 가입 확대 등으로 유료 구독자 수가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광고 요금제는 신규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가 이용하고 있어 향후 광고 사업이 넷플릭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 “넷플릭스 스트리밍 경쟁에서 우위”

18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2분기 기준 유료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805만 명 증가한 2억7,765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보다 300만 명 이상 많은 수치다.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공유 단속과 광고 요금제 지원 효과가 나타나면서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광고 요금제 가입자는 34% 급증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5월 기준 광고 요금제 고객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4,000만 명으로 광고 요금제가 적용되는 국가의 신규 가입자 중 45%가 해당 요금제를 택했다.

2분기 매출과 순이익도 증가했다. 이날 넷플릭스가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95억6,000만 달러(약 13조2,500억원), 분기 순이익은 44% 증가한 21억5,000만 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는 매출 95억3,000만 달러, 순이익 20억6,000만 달러로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순이익은 4.88달러로 이 역시 시장이 예상한 4.74달러보다 높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넷플릭스의 강한 성장세는 다른 경쟁사가 구독자를 유치하고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면서 “스트리밍 부문의 우위를 확대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의 3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을 각각 97억3,000만 달러, 5.1달러로 전망했다. 신규 가입자는 518만 명을 예상했다.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은 15%로 종전에 예상했던 13%에서 상향했다.

넷플릭스, 내년부터 구독자 수 비공개하기로

다만 넷플릭스는 향후 구독자 수를 비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을 통해 “오는 2025년부터 분기별 구독자 수와 멤버십당 평균 매출(ARM)에 대한 보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독자 수는 유료 구독형(SVOD) OTT 시장에서 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수치다. 구독자가 매달 내는 이용료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구독자 수의 증가는 곧 실적 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선언하자 이날 넷플릭스의 주식 가치는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10%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넷플릭스가 기업 가치에 대한 예측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배경에는 ‘성장 둔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는 스트리밍 경쟁에서 넷플릭스의 가입자 급증 흐름이 한계에 이른 데다 공유 계정 단속 등도 단기적인 효과일 뿐 장기적으로는 가입자를 늘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 단계가 둔화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4년간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는 65% 증가했지만,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구독자는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2022년 1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20만 명 감소하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다음 분기에는 1분기보다 더 많은 96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이에 넷플릭스는 애플이 아이폰 등 제품의 판매량을 미공개하기로 한 사례에 주목했다.

지난 2018년 11월 애플은 오는 2018년부터 제품별 판매량 보고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판매량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지만 시장에서의 지위와 점유율, 제품의 수명 주기 등에 따라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매출과 마진에 집중해 투자자가 기업의 재무 상태와 생태계에 대해 더 정확하게 평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판매량 미공개를 선언한 당시에는 애플의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후 4배 이상의 주가 상승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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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4월 19일 넷플릭스 1분기 실적 발표 후 구독자 수 미공개 등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넷플릭스 IR 유튜브

‘가입자 확대’가 아닌 ‘시청 시간 증가’에 초점

지난 4월 넷플릭스는 구독자 수 미공개과 관련해 “광고 요금제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 비동거인에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유료 공유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원이 생기면서 이제는 구독자 수와 ARM만으로 성장성을 판단할 수 없다”며 “내년부터는 분기마다 지역별 수익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광고 사업은 넷플릭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 요금제의 경우 ARM은 낮지만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광고 수익이 별도로 발생한다.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도 1분기 실적 발표 후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인터뷰 영상에서 “가입자는 성장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구독자 수 비공개 방침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발전을 반영하는 더 나은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가입자 유치보다는 가입자의 이용 시간 확대, 광고를 비롯한 새 수입원 개발 등에 초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이용 시간을 늘려 가입자 유지율과 가입자당 매출을 올리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2022년 분기 실적 하락을 경험한 이후 2년 동안 콘텐츠 투자 효율화, 비밀번호 계정 단속, 지역별 오리지널 강화, 광고 상품 출시 등과 함께 구독자의 ‘이용 시간’을 늘리는 데 주력해 왔다. 1분기 실적 발표 후 보낸 주주 서한에서도 “스트리밍의 성공은 참여도(engagement)에서 비롯된다”며 “더 많은 사람이 시청하고 더 오래 넷플릭스에 머물고 더 자주 타인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며 넷플릭스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넷플릭스의 미국 TV 시청 시간 점유율은 2022년 6.3%에서 2023년 6월 기준 8.2%로 확대됐다. 넷플릭스는 시청 시간 점유율을 크게 늘려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새롭고 매력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포화 상태에 이른 북미 지역을 벗어나 인도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