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대박” 농심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 수출 극대화 위한 선제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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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울산에 2,290억원 투입해 대규모 물류센터 세운다
이달부터 프랑스 르끌레르·까르푸 등 대형유통채널 입점
오는 10월 美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 케파 20%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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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심

농심이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선언하며 해외 수출 확대에 전력투구한다.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 글로벌 라면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농심, 울산에 대규모 물류기지 ‘둥지’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오는 2027년까지 울산삼남물류단지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2,29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에 신설될 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16만5,200㎡(5만 평), 지상 5층 규모로 역대 농심 물류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농심은 현재 포승과 인천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08년 평택 포승국가산업단지에 물류센터가 처음 설립됐다. 연면적 3만3,518㎡ 규모였다.

이후 2018년 인천에 연면적 3만5,000㎡ 규모의 물류센터가 뒤를 이었다. 두 곳의 면적이 4만㎡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울산 물류센터의 규모는 기존 시설의 약 5배 수준이다. 농심은 물류센터와 별개로 17년 만의 국내 신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앞서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지난 3월 “현재 수출이 좋기 때문에 경기 평택이나 부산 등 기존에 확보한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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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버스 정류장의 농심 신라면 광고/사진=농심

글로벌 수출 확대 위한 물류센터 증설

이번 울산의 대규모 물류센터 설립은 농심이 글로벌 수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푸드 열풍이 불면서 신라면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3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액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1년 수출액은 1,912억원이었으나 작년에는 2,714억원까지 확대됐다. 2년 만에 42%나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 비중도 ▲7.2% ▲7.4% ▲8%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동안 미국에서 라면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시아인이었는데, 최근 매운 음식을 시도하는 젊은 층과 히스패닉이 늘면서 주 소비층으로 부상했다”며 “월마트가 농심 신라면의 위치를 아시아 틈새 코너에서 주류 식품 진열대로 옮길 계획인데, 이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이동”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농심은 이달부터 프랑스 르끌레르와 까르푸 등 대형유통채널 입점을 확정지으면서 수출 물류를 효율화하기 위한 필요성도 생겼다. 농심은 프랑스를 시작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서남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 역시 현지 유력 거래선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오는 2025년 상반기 유럽 전역의 트렌드 분석, 현지 최적화 마케팅 활동 전개를 위한 유럽 판매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또한 이번 물류센터 건립은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수요 확대에 따른 원활한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이자, 올해 안으로 수출전용공장 증축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선제적 투자기도 하다. 앞서 지난 3월 신동원 농심 회장은 정기주주총에서 “부산 녹산공장, 평택 포승공장 등 기존에 확보한 부지를 활용해 수출 물량을 전담하는 공장도 지을 예정”이라고 언급한 만큼 신규 수출전용공장은 두 곳 중 하나에 지어질 가능성도 높다.

미국 제2공장, 신규라인 가동도 예정

오는 10월부터는 미국 제2공장에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도 시작할 방침이다. 신규라인은 기존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용기면도 생산이 가능하다. 라인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가능량은 8억5,000만 식에서 10억1,000만 식으로 약 2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그간 미국 제2공장은 농심 미주지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제2공장 가동 첫 해인 2022년 미주지역 매출은 4억9,000만 달러로 1년 만에 약 24% 증가했다. 지난해는 5억3,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농심은 1984년 샌프란시스코에 미주사무소를 개설하며 미국 시장에 첫 진출했다. 이후 2005년 LA 제 1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서부지역과 한인마켓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갔다. 농심은 당시 미주 라면시장 1위를 선점하고 있던 저가 일본라면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도전장을 내밀며 시장을 잠식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미국 월마트에 납품을 시작하며 주류 대형마켓으로 판매망을 확장했고 팬데믹을 거치며 미주시장에서의 라면 수요가 치솟자 2022년 제2공장을 완공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를 맞아 ‘코리아 엑스포 2024’, ‘K-스트리트 페스티벌’, ‘매장내 팝업스토어’ 등을 추진해 고객접점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