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테슬라, 올해만 벌써 2만 명 해고 “더 줄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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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올해 이미 1만9천명 정리해고, 전체 14% 이상
“오징어게임 같다" 테슬라 ‘감원 폭풍’ 뒤숭숭한 직원들
구글·애플·아마존 등도 감원 통한 '몸집 줄이기'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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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올해 들어 글로벌 전체 직원의 14%, 약 1만9,400여 명을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 등으로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대규모 정리 해고를 단행한 것이다.

테슬라, 직원 수 14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감소

21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가 입수한 테슬라 내부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들어 전체 인력의 14%를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4만473명이던 전 세계 테슬라 직원 수는 현재 12만1,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에 대응해 대대적인 비용 절감을 예고해 왔다. 지난 4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10% 이상의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직원 20%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당시 머스크는 감원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테슬라 직원들은 오는 7월 첫째 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추가 감원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4월 23일 테슬라 1·4분기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테슬라가 2019년 시작된 ‘오랜 번영기’ 뒤 현재 비효율성 수준이 25~30%로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당시 일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 회사를 재조직할 시기라고 못 박았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로 인해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서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칼바람에 떠는 테슬라 직원들 “오징어게임과 흡사”

테슬라에 불어닥치고 있는 감원 폭풍에 직원들은 매일 해고의 불안에 시달리며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의 한 현직 직원은 이를 두고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흡사하다”고 말했고, 해고된 직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를 침몰한 선박 ‘타이타닉’에 비유하는 작별 인사가 유행 중이라고 전했다.

테슬라에서 거의 10년간 근무한 전직 영업 부서 직원은 “이번 감원은 광범위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시점에 단행돼 이미 회사 문화의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면서 “10여 년간 직원들이 떠날 때마다 테슬라는 중요한 제도적 지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사임한 테슬라의 제품 출시 책임자 리치 오토도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인재와 훌륭한 제품으로 구성되고 위대한 제품은 훌륭한 직원만이 만든다”며 “최근 회사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하는 해고는 장기적 관점의 조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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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구글·아마존·애플도 비용 절감 위한 인원 감축 단행

한편 해고 칼바람이 부는 기업은 테슬라 만이 아니다. 지난해 대규모 직원 감축을 단행했음에도 미국 주요 기업들은 올해도 상당수의 직원을 추가 감원할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월 음성 인식 비서 작업을 포함해 중앙 엔지니어링 부서와 하드웨어 팀 수백 명을 해고했다. 씨티 또한 기업 개편의 일환으로 직원 2만 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매우 실망스러운 마지막 분기를 겪은 후 정리 해고를 통해 회사가 최대 25억 달러(약 3조5,000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 소유의 트위치도 올해 초 500명의 직원 감축을 발표했다. 이는 회사 직원의 3분의 1 이상이다. 트위치의 댄 클랜시 CEO는 “가능한 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안타깝게도 회사 규모를 조정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유감을 전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직원의 3%를 감축할 계획이다. 블랙록은 이에 대해 약 600명의 직원이 정리해고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역시 지난 4월 애플카와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사업을 종료하면서 6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여 핵심 사업을 재편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CNBC에 따르면 이번에 해고된 애플 직원 614명은 산타클라라 카운티(애플 본사인 쿠퍼티노 소재지)에 있는 8개 시설에서 근무했고 지난 3월 공식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 중 371명은 애플카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으며, 87명은 애플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내용들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노동자 적응 및 재교육 통보규정’(WARN)에 따라 주 정부 사이트에 게시한 공지에 담겼다.

이 같은 감원 삭풍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취업 조사기관 레쥬메빌더가 직원이 10명 이상인 조직의 리더 약 9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비즈니스 리더의 약 40%는 올해 회사에서 해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