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가이아’로 해외 진출 꿈 꾸는 티맥스그룹, 아마존과도 손 잡았다

160X600_GIAI_AIDSNote
박대연 회장 "슈퍼앱 '가이아'로 코딩 몰라도 앱 개발 가능한 시대 열 것"
최종 목표는 해외 진출, 아마존 글로벌 역량 양분으로 삼나
시장 뇌리에 박힌 티맥스OS 시연 '흑역사', "신뢰 쌓기 우선해야 할 듯"
TmaxGroup GAIA 20240614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1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슈퍼앱데이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티맥스그룹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 티맥스가 자사 개발 슈퍼앱 ‘가이아(GAIA)’를 선보였다. 가이아 및 제반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겠다며 아마존과의 협업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아마존을 교두보 삼아 원활한 해외 진출을 이루겠단 게 티맥스그룹의 최종 계획이다.

티맥스그룹, 자사 개발 슈퍼앱 ‘가이아’ 공개

13일 티맥스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슈퍼앱데이 2024’를 열고 국내외 주요 IT 업계 관계자와 오피니언 리더 등 약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슈퍼앱 가이아(GAIA)와 기반 기술력들을 소개했다. 이날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키노트 연설에서 “28년 IT 한길을 걷고 있는 티맥스그룹의 지난 14년이 원천 기술에 집중한 시스템 구축의 시간이었다면, 이후 14년은 슈퍼앱을 만들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아온 기간”이라고 말했다.

티맥스그룹이 공개한 가이아의 핵심은 ‘코딩을 몰라도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앱 개발은 가이아에 맡겨놓고 개발자들은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힘을 쏟을 수 있게 하겠단 구상이다. 박 회장은 “가이아를 활용하면 자바·자바스크립트·SQL을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며 “기획과 소스코드를 단순히 일치시키는 일에서 벗어나 보다 부가가치 높은 일을 하자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이아의 세부 제품군으로는 전산 인프라 솔루션 ‘가이아 클라스'(CLAS), 앱 개발 플랫폼 ‘가이아 큐브’, AI·앱 통합 관리 플랫폼 ‘가이아 웍스’, 데이터 기반 3D 시각화 도구 ‘가이아 MX’, AI 경영 솔루션 ‘가이아 슈퍼컴퍼니’ 등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가이아 MX는 삼성물산 등 건설업계에 공급돼 도시 정보를 그래픽으로 시각화하는 건설정보모델링(BIM)에 이미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용 솔루션의 경우 서울시 교육청과 한국농어촌공사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AWS Tmax TE 20240614

최종 목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아마존이 ‘교두보’

티맥스그룹의 목표는 슈퍼앱 가이아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슈퍼앱의 B2B(기업 간 거래) 버전을 올 하반기에,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버전을 내년 상반기에 각각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버전 목표 출시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글로벌 진출 계획 실현을 위해 아마존과도 손을 잡았다. 아마존이 운영 중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교두보로 삼겠단 취지다.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1위 사업자로, 온프레미스가 아닌 클라우드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들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온프레미스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보안 등을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한 업무 환경인데, 통상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가 아닌 AWS 등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보관함으로써 초기 인프라 비용을 줄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 서버와 스토리지의 사용량을 줄이거나 늘리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단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주로 이용되던 데이터베이스(DB)를 클라우드 환경에 적용하는 건 AWS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해당 DB를 사용하기 위해선 DB 사업자와 클라우드 사업자가 손을 잡고 클라우드에서도 DB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DB 사업자인 오라클이 AWS와 협력관계를 맺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티맥스그룹이 파고든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박 회장은 AWS에 “DB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제안한 뒤 지난 1년간 테스트를 지속해 왔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DB가 핵심인데 오라클 DB가 AWS에서 구동되지 않아 클라우드로 못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올해 하반기부터는 AWS에서 슈퍼앱의 일부(DB)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AWS의 클라우드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티맥스그룹이 DB나 슈퍼앱을 AWS에서 선보이면 글로벌 고객사들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12월 “AWS의 글로벌 역량을 발판 삼아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역설했던 박 회장이 드디어 청사진을 완성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일각선 불안 목소리도, “성급하면 일 그르칠 수 있어”

다만 일각에선 불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급히 성과를 내고자 하는 티맥스그룹 특유의 성급함이 또 한 번 화를 부를 수 있단 시선에서다. 앞서 지난 2016년 티맥스그룹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티맥스OS’를 공개 시연하는 자리에서 실수 아닌 실수를 연발한 바 있다. 인터넷 브라우징 등 주요 기능을 설명하던 와중 티맥스OS 시연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암전되면서 ‘에이수스(ASUS)’ 마크가 뜬 것이다. 시연 PC가 돌연 재부팅된 건데, 이 때문에 행사는 초반부터 20여 분간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

티맥스OS의 시연이 사전 녹화된 동영상으로 진행됐단 점도 지적 대상이었다. 시간이 부족하단 이유에서였지만, 소비자들은 티맥스OS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며 “이게 어떻게 시연이냐”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후 진행된 실제 시연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을 감상하고 페이스북으로 글을 공유하는 등 단순 동작을 한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티맥스OS에 내장된 자체 개발 브라우저 투게이트(ToGate)의 시연 역시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게시하는 단순 시연만 진행됐다.

시연회장에서 박 회장이 내뱉은 발언도 빈축을 샀다. 당시 박 회장은 “티맥스OS는 백신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해킹되지 않는단 것”이라며 “오는 9월에 해킹 대회도 하겠다. 상금은 1억원을 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맥스OS의 보안 우수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막상 파격적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이번 해외 진출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내부 신뢰를 회복하는 게 티맥스그룹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