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 2㎚ AP 시사한 삼성, 수율 문제 해결하고 ‘테티스 프로젝트’ 성공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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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용화 힘쓰는 삼성, "시장 선점 통한 경쟁력 제고 노린다"
퀄컴 수주전 외 자체 브랜드 개발 소식도, "삼성 재도약 꿈 아닐 수 있어"
3㎚ 공정 수율 여전히 20%대, 파운드리 공정 역량 부족이 발목 잡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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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나노미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돌입했다. 2㎚는 아직 상용화된 적 없는 최첨단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2㎚ AP 상용화를 통해 최근 대만 TSMC 등 경쟁사 대비 기술력이 낮아졌단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 사업 본격화한 삼성, 퀄컴 시제품 생산 의뢰하기도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2㎚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업체인 퀄컴이 삼성전자에 2㎚ AP 개발을 의뢰하면서다. 앞서 지난 2월 퀄컴은 2㎚ AP 시제품 개발을 삼성전자에 주문했고, 이에 삼성전자는 2㎚ 공정으로 퀄컴의 최상위 AP(스냅드래곤 8 시리즈 차차기 모델 예상) 시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시제품 개발은 반도체 성능과 수율을 파악하는 절차로, 반도체 설계 업체는 이를 토대로 양산 여부, 제조사, 물량 등을 최종 결정한다. 샘플 제작의 일종이지만 반도체 양산을 위한 첫 출발이자 양산을 위한 핵심 절차인 셈이다.

퀄컴은 삼성전자 외에도 TSMC에 2㎚ 시제품 생산을 함께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후 퀄컴은 삼성전자와 TSMC 양사에서 나온 결과물을 놓고 대량 양산을 맡길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2㎚를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로 주목하고 있는 데다 2025년 2㎚ 반도체 대량 생산을 목표하고 있는 만큼 업계 최대 고객 중 하나인 퀄컴 수주에 총력전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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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티스’ 프로젝트 가동, “자체 브랜드 엑시노스 AP 내놓을 듯”

최근엔 삼성전자가 퀄컴 수주전 외 독자적인 2㎚ AP 개발 프로젝트, 통칭 ‘테티스(Thetis)’를 가동했단 소식도 들려왔다. 삼성전자는 테티스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브랜드인 엑시노스 AP를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테티스는 2025년 하반기 양산돼 2026년 출시될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6’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장에선 테티스 프로젝트가 삼성전자의 부진을 타파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4.1%로 세계 3위였으나 현재는 매출이나 출하량 기준 모두 5% 수준으로 4위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갤럭시 스마트폰 고성능 AP는 퀄컴에, 중저가 모델은 대만 미디어텍에 자리를 내주면서 입지가 약해진 것이다. 2022년엔 엑시노스 2200가 탑재된 갤럭시 S22 시리즈의 발열·성능 저하 논란 탓에 차기 제품(엑시노스 2300) 양산을 취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현주소다.

이런 상황에서 테티스 프로젝트 이후 삼성전자가 2㎚ AP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 경쟁력 제고도 덩달아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반도체 업체 중 2㎚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3㎚ 공정까지 상용화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인 시장 진입에 성공하기만 하면 삼성전자의 재도약도 꿈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3㎚ 수율 20% 수준? 삼성의 ‘2㎚ 도전기’ 이대로 괜찮나

문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정 역량이 2㎚ 상용화를 실현할 만한 수준을 갖췄는지에 의문이 적지 않단 점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미 업계 내에서 수율이 나쁜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 공정 수율은 20%에 불과한데, 이는 칩 10개 중 8개에 결함이 있다는 의미다. TSMC의 3㎚ 공정 ‘N3B’의 수율이 55%에 가깝다는 걸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셈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선 속도보단 기술 안정화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하면 2㎚ 제품도 세계 최초 양상 시작 타이틀만 갖고서 수율 확보에 실패한 3㎚ 제품의 선례를 답습할 수 있단 시선에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3㎚ 제품 양산을 시작했으나 이후 수율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한발 늦게 3㎚ 양산을 시작한 TSMC에 오히려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 선점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수율이 불안정한 삼성전자 입장에선 파운드리 공정 안정화가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