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에 총력 다하는 넷마블, 하이브 지분까지 매각했지만 “실적 부진에 내부 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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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주식 매각에 4,000억원 회사채 발행까지, 유동성 확보에 전력
매출 성장세에도 손실액 여전히 커, 단기차입금 규모도 조 단위
실적 부진·불안 가중에 노조 출범도, "경영위기 책임, 직원에 전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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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하이브 주식을 절반가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발행했다.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채무를 감당하기 위해 급하게 자금을 확보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하이브 지분 매각한 넷마블, 유동성 확보 위함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미래에셋증권과 보유 중인 하이브 지분 110만 주에 대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했다. PRS는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을 경우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방식이다. 즉 하이브 주가가 계약 당시보다 높아지면 넷마블이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을 가져가고, 반대로 주가가 기준가보다 하락하면 손실금을 미래에셋증권에 보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9일 하이브 종가인 주당 19만9,900원에 처분해 매각 금액은 총 2,199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넷마블의 하이브 잔여 주식은 393만813주(9.44%)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에도 하이브 주식 250만 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당시에는 주당 20만9,400원에 판매해 5,235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넷마블이 급하게 하이브 지분을 매각하고 나선 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649억원과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604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및 1,95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9월 출시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전 분기(6,306억원) 대비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손실액이 큰 점은 부담으로 남아 있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간 기준으론 오히려 매출이 하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23년 연간 기준 매출은 2조5,0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하락한 수준을 보였으며, 누적 EBITDA는 1,158억원, 누적 영업손실 696억원, 당기순손실은 3,133억원으로 적자 집계됐다.

단기차입금 규모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넷마블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3,114억원 수준이다. 이는 1년 전 1조5,070억원 대비 약 2,000억원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1조원을 웃도는 만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자비용도 1,467억원에 달했다. 2022년의 1,128억원에서 약 339억원(30%) 늘어난 셈이다. 넷마블이 자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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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광고 페이지/사진=넷마블

3년 만에 회사채도 발행했지만, “근본적으론 게임 실적 높여야”

넷마블은 보유 자산 매각 외에도 공모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월 넷마블은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2년물과 3년물 모두 1,000억원 규모로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2년물과 3년물 각각 2,500억원, 1,500억원 등 총 4,0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넷마블이 회사채를 발행한 건 2020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의 일이다.

문제는 게임 실적이다. 실질적으로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가 이뤄지기 위해선 기업의 사업 영위가 무난히 이뤄질 필요가 있는데, 넷마블의 사업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궤도에 오르고 올해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잠시 일약한 바 있긴 하나, 시장에선 지속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이미 흥행력이 상당 부분 상실된 상태인 데다, ‘나혼렙’은 웹툰 IP 게임 장르 특성상 장기 흥행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우리란 시선에서다. 결국 넷마블 특유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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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지회 창립총회 모습/사진=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넷마블 내부 불안 가중, 노조 ‘넷마블지회’ 출범하기도

이렇다 보니 넷마블 내부 직원들의 불안도 높아지는 추세다. 넷마블 노조 출범이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앞서 지난 7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넷마블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넷마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당시 넷마블지회는 창립 선언문에서 “넷마블은 지금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 중”이라며 “2년 사이 감소한 직원 수는 수백 명이 넘고, 자회사 폐업과 권고사직 속에서 위로금 1개월 따위로 퇴사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지회 측은 이어 “회사는 경영 위기라고 주장하면서 그 대가를 직원들에게 떠넘겨 왔다”며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 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한 팀 해체, 동결된 연봉 등은 모두 직원들이 짊어져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 대비 직원 복지는 소홀히 다뤄지고 있고, 장기간 근무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 뭐든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히 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넷마블 내부 분위기가 다소 험악한 상황임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