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열풍 타고 훨훨” TSMC 1분기 순익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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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1분기 순익, 전년비 9% 증가
애플·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수요 수혜
일본과 밀착한 TSMC, 규슈에 2공장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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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MC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AI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TSMC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매출 13% 증가, 시장 예상 웃돌아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AI 반도체 수요 강세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다. TSMC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255억 대만달러(9조6,000억원)로, 이는 시장 전망치인 2,149억 대만달러를 상회하는 규모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5,926억4,000만 대만달러(약 2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이 또한 예상치인 5,829억4,000만 대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에 대해 C.C. 웨이 최고경영자(CEO)는 “거의 모든 AI 혁신가들이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 성능에 대한 끝없는 AI 관련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다”며 “AI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는 매우 강력하며 전통적인 서버에서 AI 서버로의 전환으로 TSMC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TSMC는 AI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 급증을 이유로 2분기 매출도 최대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한 배경

1987년 설립돼 약 35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0% 가까운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1.2%로 2위인 삼성전자(11.3%)와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TSMC의 사훈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다. 즉 철저하게 파운드리 부문에만 집중하며 전 세계 주요 팹리스 고객사들이 믿고 제품을 맡길 수 있도록 구축했다. 이른바 ‘슈퍼 을’ 포지션을 지향한 것이다. 반도체 부품과 세트 제품을 모두 영위하는 삼성전자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런 사훈과 기술력에 힘입어 TSMC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 핵심 고객사를 보유하며 단단한 먹이 사슬을 연결해 놓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량을 최첨단 공정으로 TSMC에 맡기고 있다.

우수한 미세 패터닝 기술과 함께 초미세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최다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TSMC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네덜란드 장비 업체인 ASML의 EUV 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EUV 장비를 보유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했으나,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또한 EUV 장비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TSMC는 지난해 기준으로 100대 규모의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EUV 장비의 70%가 넘는 규모다. 아울러 TSMC가 협력사와 구축한 에코시스템도 고객사 확보에 큰 역할을 한다. TSMC는 일찌감치 2000년대 글로벌 고객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VCA(Value chain aggregator, 가치사슬 동맹)라는 협력체를 구축했다. 또 TSMC의 전속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글로벌유니언칩(GUC)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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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MC

대만-일본 결속 공고히, 제2공장 착공에도 돌입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반도체 제국 부활을 꿈꾸는 일본과의 결속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 제1공장을 열었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착공부터 준공식까지 불과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일본은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에 4,760억 엔(약 4조2,3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에 힘입어 TSMC는 곧바로 연말부터 2공장 착공에도 들어간다. 규슈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들어설 2공장에는 2조 엔(약 18조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한데, 여기에도 일본 정부가 최대 9,000억 엔(약 8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잃어버린 30년’을 되찾고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일본 정부와 간판 기업 TSMC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는 대만의 전략이 서로 부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TSMC에 있어 일본은 매력적인 생산 거점이다.

특히 탄탄한 소부장 생태계, 반도체 인력 특성 등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반도체 산업이 오랜 기간 침체된 탓에 관련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TSMC에는 호재다. 이를 통해 아직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고, 대만 인력 파견 및 무노조 경영 원칙 등을 둘러싼 현지 반발이 심상치 않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