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혈액암, ‘자체 기술력’으로 치료한다? 인게니움 테라퓨틱스 시리즈 A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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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백혈병 타깃 신약 개발사 인게니움, 자체 'Memory NK' 기술 활용
2차 임상까지 돌입한 세포치료제 '젠글루셀', 연구자 임상 통해 효능 확인
아직 초기 단계인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에 초점, 시장 선점 가능할까

자연살해(NK) 세포 치료제·면역항암제 스타트업 인게니움 테라퓨틱스(이하 인게니움)가 53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캡스톤파트너스, 케이그라운드벤처스, 라플라스파트너스 등이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대우당헬스케어는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인게니움은 난치성 질환인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에 초점을 맞추고, 핵심 플랫폼 기술 ‘Memory NK’를 활용해 기존 의약품 대비 생존율이 높은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게니움의 Memory NK 치료제 ‘젠글루셀’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2상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과연 인게니움은 급성장이 예상되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시장에서 당당히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까.

인게니움, 투자 통해 신약 연구개발 비용 확보

2020년 11월 설립한 메디컬 스타트업 인게니움은 현재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작용이 적은 암세포 살상용 ‘NK 세포’를 치료제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인게니움의 파이프라인으로는 Memory NK 젠글루셀(Gengleucel), 규격품(Off-the-shelf) memory NK IGNK002 등이 있다.

인게니움은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 Memory NK 세포치료제 ‘젠글루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운영 자금으로 차후 젠글루셀의 2상 임상시험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회사는 조만간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난치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젠글루셀의 상업화 임상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진옥 인게니움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어려운 투자 여건 속에서도 기술력과 검증된 데이터에 대한 시장의 높은 신뢰를 인정받아 그 의미가 매우 높다”며 “주력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차질 없이 진행해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작용 적고 치료 효과 높다? 인게니움 신약 ‘젠글루셀’

인게니움의 ‘타깃’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항암제가 잘 반응하지 않고, 향후 재발이 잦은 난치성 혈액암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주로 항암제를 사용한 화학요법이 활용된다. 증상이 사라지고, 혈액검사 및 골수검사상 백혈병 세포가 관찰되지 않는 ‘완전관해’ 상태를 노리는 것이다. 이외로도 백혈병이 발생한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제거하고 정상인의 조혈모세포를 주입하는 ‘조혈모세포이식’ 등 다양한 치료법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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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문제는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 중 최대 50%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화학요법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었다. 아스텔라스의 조스파타(길테리티닙)와 같은 표적치료제 사용이 허가된 것도 최근 들어서다. 인게니움은 겨우 형태를 갖춘 초기 시장에 세포 치료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 본격적인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인게니움은 젠글루셀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14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자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서울아산병원 진행). 해당 임상시험에서 젠글루셀을 투여한 환자군의 생존율이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환자군 대비 3배 이상 높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인 ‘NK세포’를 활용한 치료인 만큼 일반적인 이상 반응 외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

급성장하는 시장에 ‘혁신’ 가져올 수 있을까

인게니움의 핵심 기술인 ‘Memory NK’는 NK 세포 치료제가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기존 NK 치료제 대비 뛰어난 세포 생산 및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항암 면역 활성화의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인터페론 감마’ 분비 능력이다. 인게니움의 자체 실험 결과, Memory NK 세포 공정을 통해 배양된 최종 세포(젠글루셀)는 일반 혈중 NK 세포 대비 약 100배 이상의 인터페론 감마 분비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젠글루셀의 2상 임상시험은 2025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게니움은 임상이 완료되는 해에 희귀 질환·난치성 암 치료제에 부여되는 조건부 허가를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후 Memory-NK 플랫폼을 난치성 고형암으로 확대하는 비임상과 임상 연구에 집중, 난치성 암 치료 분야에 전기적인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인게니움의 장기적 비전이다.

미래 전망도 상당히 밝다. 아시아 태평양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시장은 올해 3억1,839만 달러(약 4,103억4,000만원)에서 2028년 4억8,585만 달러(약 6,261억6,000만원)까지 덩치를 불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미국 애브비(AbbVie Inc.)·화이자, 이스라엘 테바 제약 등 글로벌 제약 회사들 역시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 솔루션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인게니움의 ‘젠글루셀’이 쟁쟁한 제약 회사 간 경쟁을 뚫고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