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슈퍼널 “내년 1월 CES서 전기 비행택시 시제품 선보일 예정, 2028년 상용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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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 사장 “내년 12월부터 미국서 제조한 eVTOL 시범비행 시작이 목표”
“배터리 기술 및 규제 문제 감안하면 상용화는 2028년쯤 돼야”
‘아처, 위스크에어로’ 등 글로벌 플라잉 택시 업계는 본격 양산 준비에 돌입
현대자동차그룹 독립법인 슈퍼널이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독립법인인 슈퍼널이 미국에 수직 이착륙하는 전기 플라잉 택시(eVTOL) 공장을 건설한다. 내년 시험 비행을 마치고 2028년 상용화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eVTOL 개발에 10억 달러(약 1조3,190억원)를 투입해 UAM 무게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개발과 플라잉 택시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슈퍼널, 최대 시속 190㎞로 비행 가능한 eVTOL 개발에 박차

슈퍼널은 2020년 미국 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관련 법인 설립 및 eVTOL의 연구 개발을 진행해 온 기업이다. 8일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 사장 겸 슈퍼널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시제품이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24’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신 사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12월부터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 수직이착륙기 시범비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향후 수개월 내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eVTOL 인증 신청서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 가능한 슈퍼널 eVTOL은 최대 시속 190㎞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VTOL 상용화의 최대 쟁점은 배터리다. 신 사장은 “배터리 기술과 규제 문제를 고려할 때 상용화는 2028년을 목표로 한다”며 “UAM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기업과 규제당국이 협력해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VTOL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기체 중량의 최대 40% 가까이 차지한다. 500m 상공까지 비행하기 때문에 가볍고 장시간 안정적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에는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엔지니어링 본사를 설립한 슈퍼널은 얼마 지나지 않아 2달 뒤인 9월 프리몬트에 연구개발(R&D) 시설까지 지었다. 여기에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린 600여 명의 인력들이 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슈퍼널 설립 후 최근까지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신 사장은 “eVTOL 택시 같은 모빌리티 항공기는 변곡점이 정말 빨리 올 것”이라며 “처음에는 매우 진보적인 도시에 도입되겠지만 휴대전화와 엘리베이터에 적응했던 것처럼 일단 대중이 더 편안하고 친숙해지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위스크에어로

상용화에 성큼 다가선 글로벌 플라잉 택시 업계

안전성 문제로 상용화가 쉽지 않았던 ‘플라잉 택시’ 업계는 최근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기업들이 시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는 모델들도 늘어났다. ‘위스크에어로(Wisk Aero)’가 대표적이다. 미국 항공사 보잉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위스크에어로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자율비행 4인승 eVTOL을 공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위스크에어로는 미래도시교통(Advanced Air Mobility) 체계인 6세대 항공기로 자율 eVTOL 형식 인증을 획득한 최초의 플라잉 택시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이 항공기가 미 연방항공국(FFA)으로 부터 운행 승인을 받을 경우 1마일(1.6km)당 승객 1명의 운임은 3달러(약 3,900원)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플라잉 택시 ‘미드나이트’를 개발 중인 미국의 전기 항공기 스타트업 아처항공도 내년 말까지 FAA 허가를 받아 2025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최근에는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 뉴욕 뉴어크 공항에서 뉴욕 맨해튼 시내까지 가는 플라잉 택시 노선을 발표하며 상용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3인용 ‘시티에어버스 넥스트젠’을 개발한 독일 에어버스와 18개의 회전 날개를 가진 독일 볼로콥터의 1인용 택시 ‘볼로시티’도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이항홀딩스도 올해 자율 주행 택시를 개발한 뒤 당국의 시범 운영을 허가받으며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업계는 2025년 상용화 목표에 맞춰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아처항공은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최대 650대의 항공기를 생산할 수 있는 35만㎡ 규모의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에어버스 역시 지난해 시작한 테스트 센터 건설이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생산 설비를 구축함에 따라 플라잉 택시의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면서 “eVTOL의 핵심인 가볍고 장기간 지속되는 배터리를 가장 먼저 개발하는 기업이 이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