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xAI, 4차원 유머 탑재한 AI 챗봇 ‘그록’ 출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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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만에 챗GPT-3.5 넘어선 일론 머스크의 새 AI 챗봇 모델 '그록'
최첨단 프론티어급 기술력은 없지만, 그록과 기존 모델 차별점은 '재치와 유머'
현장서 챗봇 역할만 대체하던 LLM, 'xAI'는 시장에 LLM 혁신 가져올 수 있을까?
사진=일론 머스크 X(옛 트위터)

지난 4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첫 번째 AI 챗봇 모델인 ‘그록(Grok)’을 출시했다. ‘이해하다’, ‘공감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그록은 소셜미디어 엑스(X)의 데이터와 밀접하게 연계된 데다 단기간에 챗GPT 초기 버전 능력을 따라잡아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록은 일정 기간 베타테스트를 마친 후 엑스의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머스크의 새로운 도전, AI 챗봇 ‘그록’

xAI는 구글 딥마인드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했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머스크의 신생 스타트업이다. xAI는 지난 7월 설립 직후 약 33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프로토타입 대형언어모델(LLM) ‘그록-0’를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단 2개월 만에 LLM ‘그록-1’을 개발, AI 챗봇 그록을 출시했다. 그록-1은 코딩(HumanEval) 63.2%, 객관식 질문(MMLU) 73% 등의 점수를 기록하는 등 지난 7월 메타가 출시한 ‘라마 2(LLaMA 2)’나 지난해 11월 오픈 AI가 출시한 ‘챗GPT-3.5’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다만 아직 ‘챗GPT-4’나 ‘팜 2’, ‘클로드 2’ 등의 모델보다는 점수가 낮은 만큼, 최첨단 ‘프론티어급’ 모델은 아니다.

그록은 ‘우주의 진리를 탐구하겠다’는 xAI사의 신조답게 다소 4차원적이고 풍자성 짙은 대답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록에게 코카인 만드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록은 ‘화학 관련 학위를 취득해야 한다’, ‘미 마약단속국(DEA) 라이선스를 가져야 한다’는 등 약간 비꼬는 듯한 4가지 단계를 제시했으며, 이후 코카인을 만드는 방법은 매우 어렵고 위험하다며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 “베이글의 빵 부분을 파내서 먹는 것을 허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빵을 파내는 것은 범죄며 면허 없이 베이글을 수술하는 것과 같다”고 유머러스하게 대응했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X에 올라오는 최신 정보를 갖고 대답하는 그록은 다른 챗봇에 비해 재치 있고, 반항적이며 젊은 사람과 채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만일 유머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록을 이용하지 않길 권한다”고 언급했다.

그록의 코카인 제조법에 대한 답변/사진=일론 머스크 X

기술은 좋은데 활용은 어려운 LLM, 업계 관심이 머스크에게 쏠리는 이유

그록 등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LLM은 딥러닝 알고리즘과 통계 모델링을 통해 대규모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문장 구조나 문법, 의미 등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AI 모델이다. 문장 내 단어들 사이에서 유사성과 문맥을 파악해 다음 단어를 생성할 수 있어 기계 번역, 텍스트 요약, 자동 작문, 질문 응답 등 다양한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자연어 처리) 과제에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장점으로 인해 AI 업계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시대에서 LLM이 가진 빠르고 정확한 데이터 가공은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다”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 6일 LLM 솔루션 기업인 올거나이즈가 2,000만 달러(약 27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것도 이같은 시장의 관심을 반영한다.

문제는 현재 LLM 기술의 활용이 데이터 가공과 검색 및 챗봇 서비스를 대체하는 수준, LLM 솔루션을 판매하는 수준에만 머무른 탓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재팬 역시 지난 10월 ‘2023년판 생성 AI 관련 하이프 사이클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산업현장에서 LLM 기술이 ‘과도한 기대의 정점’에 있다고 전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선 전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만한 혁신적인 LLM 모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AI의 장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위험성도 경고해 왔던 머스크가, AI 챗봇 모델 그록을 통해 LLM 기술 활용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지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