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투자 30억원 유치한 그린도트, 전기차 충전 시장 선점할 수 있을까?

30억원 시드 투자 받아낸 그린도트, 미래 모빌리티 통합 관리 플랫폼 조성할 것 ’30년까지 전기차 충전 시장 540조가량 성장할 것, 대기업 시장 선점 본격 가동 늦어도 너무 늦은 그린도트,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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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린도트

3일 ‘그린도트(Greendot)’가 총 3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린도트는 현재 전기자동차나 전기 이륜차 등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주차 및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린도트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이미 대기업 전쟁터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그린도트가 뛰어드는 것 자체가 자살행위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험치 만렙 모빌리티 전문가 집단 ‘그린도트’, 시드 투자 유치 성공

주차 및 전기차 충전 서비스 운영사인 그린도트가 3일 30억원 규모의 첫 시드 투자를 유치 소식을 발표하며 몸소 기업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이번 투자는 비하이인베스트먼트와 우리은행, 그리드위즈, 아이에스에이상운, 머스크(MOUSQ)개인투자조합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린도트가 스마트 주차 시장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팀원으로 구성된 점,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미래 동향에 대응 가능한 공간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점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린도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그린도트존 확장에 필요한 시설 구축과 운영, 그린도트 플랫폼 고도화, 인력 채용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진 그린도트 대표는 “그린도트 서비스의 핵심은 점차 전동화되는 이동 수단이 머무는 공간에 통합 에너지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공간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그린도트 서비스와 오프라인 핵심 거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그린도트는 2022년 1월에 설립된 기업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주차, 전기차 충전, 전기 이륜차 배터리 교체 등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빌리티와 에너지를 결합한 이마스(E-MaaS, Energy-Mobiliy as a Service)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 이후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에너지·모빌리티 올인원(All-in-One) 서비스 제공 공간인 그린도트존을 빠르게 구축하며 소비자들의 주목과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린도트, 전기 이륜차 배터리 충전·교환 문제 해결해 업계서 호평

그린도트의 핵심 사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제공’이다. 향후 내연기관차를 대체해 쓰일 전기자동차 등의 충전 인프라 구축 및 관리 시스템 마련, 주차장 운영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그린도트는 지난해 9월 데이터 기반 클린테크 기업인 그리드위즈와의 협약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전기 이륜차 제조기업 E3모빌리티와 전기 모빌리티 금융렌탈사 프리핀스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그린도트는 환경부의 중점 과제 중 하나인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에 가장 큰 애로사항인 전기 이륜차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 관련 업계와 이용자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전기 이륜차는 내연기관 오토바이보다 리스비용이 저렴하고 유지비가 거의 없어 배달 기사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실제 사용 결과 당초 고지된 것보다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는 탓에 업무 흐름이 끊겨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배터리를 추가로 장착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는 만큼, 굳이 전기 이륜차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린도트를 비롯한 블루샤크코리아, DNA모터스 등이 적극적으로 전기 이륜차 배터리 교환소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하며 전기 이륜차 시장은 점차 성장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는 2027년 글로벌 전기 이륜차 시장 규모가 약 1조원으로 확대되고, 약 600만 대 이상의 전기 이륜차가 보급될 것이라 전망하며, 점점 인프라가 쌓이는 친환경 모빌리티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 이륜차 업계 역시 충전 플랫폼이 전국적으로 마련된다면 가격 경쟁력이 좋은 전기 이륜차가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아직 시기상조라는 흐름이 강한 국내 배달 기사들의 전기 이륜차 사용을 독려했다. 전기 이륜차를 사용해 배달 업무를 하는 한 기사도 “배달 업무 중 급하게 배터리가 방전돼도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거점이 있어 연속적인 업무가 가능해졌다고 호평했다.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담 장소에 설치된 SK시그넷 전기차 충전기/사진=SK시그넷

이미 대기업들간 선점 전쟁 중인 ‘전기차 충전 사업’ 

그린도트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중점을 둔 만큼 자연스럽게 전기차 충전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전기차 충전 시장 내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를 빅데이터로 풀어 데이터 및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겠다”며 새로운 전기차 충전 시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GS칼텍스, 현대자동차, LG전자, SK시그넷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시장 선점으로 인해 2021년 4분기 국내 공용 충전 인프라 수는 약 10만 대, 2022년 4분기 19만 대, 올해 1월 말 기준으로는 약 19만9,000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2020년만 해도 6만 대 수준이던 충전 인프라가 3년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차 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이 2022년 456억4,000만 달러(약 60조원)에서 2030년 4,173억5,000만 달러(약 540조원)로 9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 시장 역시 2021년 각각 195억 달러, 160억 달러에서 2030년 1,155억 달러, 668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 예측했다.

한 전기차 충전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주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지분 투자를 한 만큼, 올해는 제품 출시 및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만큼 시간이 지나면 우후죽순 쏟아졌던 전기차 충전 플랫폼이 점차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창업해 올해 시드 투자를 유치한 그린도트의 여력과 성장 잠재력은 높이 사면서도, 전기차 충전 시장의 진입은 ‘과욕’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이유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빅데이터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조성하고 있는 그린도트는 타 기업에 비해 차별점이 분명하다. 그런 만큼 통신서비스처럼 대규모 사업자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이 재편되기 전에 적기 투자와 차별화된 솔루션 개발을 통해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