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레저 스타트업 ‘겟유어가이드’ 2,500억원 투자유치, 여행 수요 회복에 날개 편 트래블테크

獨 겟유어가이드, 기업가치 14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껑충 관광 명소 투어 및 도시의 ‘데이 트립’으로 인기, 여행 시장 성장 도울 것 전 세계 해외여행자 수 ‘반등’, 올해 관광 산업 회복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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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겟유어가이드

최근 관광 업계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고금리로 전 세계 투자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독일의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채 요소 및 주식, 자본 요소 혼합해 투자금 조달

트립어드바이저의 경쟁사로도 알려진 여행·레저 스타트업 겟유어가이드(GetYourGuide)가 지난 1일(현지 시각) 1억9,400만 달러(약 2,5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겟유어가이드의 기업가치는 14억 달러(약 1조8,400억원)에서 20억 달러(약 2조6,300억원)로 상승했다.

이번 라운드의 투자금은 자본·주식·부채를 혼합해 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자 라운드는 겟유어가이드의 주식에 8,500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 자산 운용사인 블루 풀 캐피털(Blue Pool Capital)이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KKR과 테마섹(Temasek)도 참여했다. 부채 부문 투자는 유니크레딧(UniCredit)이 주도하고, BNP 파리바스(BNP Paribas), 시티뱅크(Citibank), KfW 등이 참여했다.

요하네스 렉(Johannes Reck) 겟유어가이드 공동 창립자 겸 CEO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매출이 줄어들었으나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매출이 2019년 대비 각각 2배, 4배 증가했다”며 “특히 지난해 미국 시장은 겟유어가이드의 매출이 큰 성장세를 기록한 주요 시장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조달한 금액은 주력 시장인 유럽을 넘어 북미 지역 사업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여행 상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겟유어가이드는 2019년 5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SoftBank Vision Fund)로부터 4억8,4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E 펀딩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바 있다.

겟유어가이드의 자체 투어 브랜드인 ‘GYG Originals’ 홍보물/사진=겟유어가이드

‘체험’이 아닌 ‘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겟유어가이드는 전 세계 유명 여행지의 여행객들에게 아마추어 가이드를 연결해 주는 비즈니스로 시작해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는 14개국에 지사를 두고 각국 관광지의 다양한 여행 상품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겟유어가이드를 통해 170여 개국의 여행객이 2,500만 개 이상의 여행을 계획했다. 겟유어가이드의 주요 마켓은 유럽으로, 포털사이트나 여행 플랫폼, 항공사 등 겟유어가이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채널을 통해 유입된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관광 명소 투어와 근교 도시로의 데이 트립 등으로 호텔과 항공권, 기타 여행 이동 수단 추천 서비스 외에도 사용자 경험과 탐험이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의 활동도 추천한다. 지역 전문가와 함께 관광 명소를 돌고 문화 체험을 하는 등 단순한 가이드가 아닌 ‘경험’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겟유어가이드는 2018년 한국어 웹 사이트를 론칭, 맞춤형 여행 콘텐츠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동시에 원화 결제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등 플랫폼을 한국 여행 시장에 맞게 현지화하기 시작하면서 높은 성과를 나타낸 바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겟유어가이드의 전략은 현지 파트너사의 다양한 어트랙션, 투어, 체험 등을 한국은 물론 다양한 해외 도시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객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비슷한 국내 기업으로는 ‘마이리얼트립’이 있다.

사진=트래블월렛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채용 시장도 활짝, 관광산업 실적 회복 기대감 상승

최근 들어 국내 여행 스타트업도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여행 스타트업 ‘리브애니웨어’가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여행용 선불카드 서비스 ‘트래블월렛’도 기업공개(IPO)를 위해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국내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여행 스타트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력이 튼튼한 기업만 살아남았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이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데이터도 관광산업 전반의 회복을 점치고 있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간)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관광산업 규모가 9조5천억 달러(약 1경2,554조원)로, 국내총생산(GDP) 기여도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95%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여행 회복, 경기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예측이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서서히 귀환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의 복귀에 힘입어 내년에 이뤄질 것이며, 이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분석 대상 185개국 중 최소 50개국 이상의 관광 시장이 올해 말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185개국 중 34개국은 지난해 말까지 GDP 기여도 측면에서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바 있다. 율리아 심슨(Julia Simpson) WTTC 회장은 “내년에 2019년을 넘어설 것”이라며 “조사 결과, 북미와 남미가 올해 말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이 내년까지, 그리고 카리브해 지역이 2025년까지 각각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여행·관광과 관련된 일자리도 3억3,400만 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의 95% 수준까지 회복했다. WTTC는 오는 2033년 전 세계 여행 산업의 고용 규모는 4억3천만 명으로 글로벌 전체 일자리의 12%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관광 부문의 일자리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당시 약 7,000만 개가 사라졌다가 2021년 1,100만 개, 2022년에는 2,160만 개의 일자리가 다시 창출된 바 있다.

외부 변수에도 관광 산업에 대한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쥬랍 폴롤리카슈빌리(Zurab Pololikashvili)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은 “경제·보건 및 지정학적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여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2년 기준 여행 평균 지출도 코로나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폴롤리카슈빌리 사무총장은 보복 소비와 더불어 길어진 체류 기간, 인플레이션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올해 경제 침체가 심화될 경우 여행자들이 더 가까운 여행지에서 짧은 기간 동안 여행하며 지출을 줄이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