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웨이비 35억 시리즈 A 투자 유치, 친환경 ‘모듈러 건축’ 성장세 가속되나

스페이스웨이비, 시드투자 1년 만에 시리즈 A 투자 유치 ‘모듈러 건축’ 내세운 스페이스웨이비, ESG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 국내외서 환영받는 모듈러 건축, 안전성 우려 등 단점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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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와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주택들/사진=스페이스웨이비

모듈러 건축 시스템 기반의 세컨하우스 전문 기업인 ‘스페이스웨이비’가 3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블루포인트 파트너스로부터 2021년에 10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지 1년 만이다. 이번 투자엔 현대리바트, 신용보증기금, 골든오크 인베스트먼트, SK증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웨이비 “우리가 내세우는 건 ‘건축’ 아닌 ‘제조'”

지난 2019년 창업한 스페이스웨이비는 자사만의 독창적인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건축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어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스페이스웨이비는 조립식 건축의 일종인 모듈러 건축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여기서 모듈러 건축이란 공장에서 건축물의 주요 부분을 제조의 기법으로 제작한 뒤 단위 유닛을 현장으로 운반해 단기간 내에 설치 마감하는 건축 시스템을 뜻한다. 블럭을 쌓는 듯한 건축 방식이라 해서 ‘레고형 건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주요 골조를 포함한 전기나 수도, 기본 마감재 등 대부분의 공정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조립 작업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모듈러 건축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스페이스웨이비가 내세우는 사업 분야는 ‘건축’이 아닌 ‘제조업’이다. 집을 ‘짓는’ 것이 아닌 ‘제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건설 현장에선 비가 오는 날이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등 기상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지만, 실내 공장에서 ‘제작’하는 모듈러 방식은 날씨와 관계 없이 제작이 가능하다. 먼지와 소음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변 주민들의 민원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또한 스페이스웨이비가 내세우는 모듈러 공법은 정해진 공정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건축 자재를 발주하기 때문에 낭비가 없다. 이는 최근 많은 기업이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확립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99㎡(약 30평)짜리 주택 완성에 6주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 등 공사 기간도 대폭 줄여 여러모로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모듈러 건축과 관련해 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는 “모듈러 건축 시스템은 폐기물 등 환경 문제와 노조 및 각종 민원 관련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페이스웨이비의 모듈러 주택 예시/사진=스페이스웨이비

우상향 곡선 그리는 모듈러 건축 시장

모듈러 공법의 다양한 장점 덕에 모듈러 건축 시장의 성장세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 모듈러 건축 시장에 대한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 시장은 오는 2030년 최대 1,62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급격한 성장은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 및 건설 활동 증가에서도 기인한다. 특히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상업 및 산업용 건축물 분야를 중심으로 모듈러 건축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견해다. 실제 지난 10년간 비상 및 구호 작업을 위한 임시 주택이 인기를 끈 바 있다. 그런 만큼 재배치가 가능한 모듈식 건축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듈러 건축 시장의 선두 기업들은 이미 건축 기술과 솔루션을 세세히 구현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일례로 테스트 전문 기업 Bureau Veritas,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Setec Bâtiment, 건설사 Agence Coste Architectures 및 Bouygues Construction은 프로세스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혁신적인 BIM(빌딩 정보 모델링)을 구축해 냈다. 이들 프로세스를 이용하면 디지털 모델을 기반으로 건물 및 구조물을 직접 평가하거나 주 계약자가 보다 쉽게 건축 디자인에 관여할 수 있다.

모듈러 건축 ‘붐’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스페이스웨이비 외 국내 기업들도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모듈러 건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020년 철골 모듈러 주택 전문 업체인 영국의 ‘엘리먼츠 유럽’과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업체인 폴란드의 ‘단우드’ 등을 인수해 모듈러 사업을 강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인 ‘용인영덕 A2 경기행복주택’ 착공에 돌입했으며, 삼성물산·포스코건설·포스코 A&C 3사는 ‘모듈러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어 모듈러 관련 연계 사업을 공동 수행하기로 했다.

모듈러 건축, 마냥 장점만 있는 건 아냐

다만 모듈러 건축에도 일장일단이 존재한다. 모듈식 주택은 공장의 조립 라인 프로세스에서 지어지며, 이후 섹션별로 트럭에 의해 운송되고 크레인으로 제자리에 설정한 다음 함께 결합되는 형식으로 건축된다. 그러나 일련의 모듈식 건축 과정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모듈식 건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건설 현장은 수평을 유지해야 하며 대형 크레인을 수용하기 위해 나무와 전선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모듈형 주택은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토지 자체에 대한 실질적인 ‘단절’로 인해 건축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외 △품질 문제 △가격 문제 △평면도 수정 문제 △커스터마이징 불가 △안전성에 대한 불안 △재판매 문제 등도 문제다. 빠르게 ‘제작’되는 만큼 품질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집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으며, 집 소유주가 이를 발견할 때는 이미 시기가 너무 늦다. 또 모듈식 주택은 평면도 수정이나 소유주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신속’이 모듈러 건축의 생명이기 때문에 애초 새로이 무언가 바꿀 시간 자체가 없는 것이다. 모듈러 주택의 안전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안감이 높다는 점도 모듈러 주택 소유주에겐 부담으로 작용한다. 모듈러 주택을 재판매할 때 이 같은 불안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