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스타트업 위로보틱스, 40억 프리A 투자 유치로 ‘분수령’ 위에 섰다

위로보틱스, 40억원 규모 프리시리즈 A 투자 유치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 각광받는 웨어러블 기술 웨어러블 시장 대부분이 이어웨어, 나머지 지분도 스마트 워치가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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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위로보틱스 공동대표 김용재·이연백/사진=위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개발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4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인터베스트, 신용보증기금, 퓨처플레이, 내비온 등이 2년 만에 다시금 손을 내밀었다. 위로보틱스는 투자금을 기반으로 올해 공개 예정인 1.4kg 초경량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WIM(We Innovate Mobility)’의 개발, 운영 및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혜성’ 위로보틱스, 출범 1년 만에 두각 나타내

지난 2021년 8월 출범한 위로보틱스는 삼성전자에서 로봇 개발을 주도한 바 있는 핵심 인력 삼성전자 로봇센터 출신 이연백 공동대표와 노창현 CFO, 최병준COO, 그리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용재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로봇계 각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위로보틱스는 창업 1년을 갓 넘긴 시점에서 1kg대에 불과한 초경량 허리 보조 로봇 시제품을 개발하는 등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위로보틱스는 고성능 안전로봇 설계 및 제어기술과 입기 편하고 유연하면서도 큰 힘을 보조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주요 핵심 기술로 삼고 있다. 특히 올해엔 국제소비자가전 박람회 CES 2023에 작업자용 초경량 웨어러블 로봇 WIBS(We Innovate Back Support)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건설, 제조, 물류, 국방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로보틱스는 여타 기업과 달리 사용성과 착용성에 로봇 개발의 중점을 맞췄다. 덕분에 웨어러블 로봇 대중화에 한껏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위로보틱스는 곧 공개 예정인 웨어러블 로봇 ‘WIM’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WIM’은 일상 활동의 기본이 되는 걷기를 편하고 효율적으로 도와줌으로써 전 세대가 함께 활력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로봇이다.

위로보틱스의 초경량 웨어러블 로봇/사진=위로보틱스

위로보틱스, ‘작업자용’ 웨어러블 로봇 실증화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위로보틱스는 지난해 6월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공모에서 대우건설,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와 함께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한 스마트 작업 실증 케어 서비스 개발 과제 사업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당초 건설 현장은 정형화되지 않은 작업 환경 때문에 공정의 자동화나 로봇 투입이 어려웠다. 그런데도 작업자들의 고령화 추세로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사람이 늘면서 안전사고와 산재 사망 1위 분야라는 악명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위로보틱스는 해당 사업을 계기로 무게를 낮추고 부드러운 재질을 사용한 작업자용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상용화 가능성을 곧 실증할 예정이다.

웨어러블(wearable)이란?

웨어러블(wearable)이란 ‘입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의미로, 본고에서 이야기하는 웨어러블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즉 ‘입을 수 있는 전자기기’를 의미한다. 웨어러블은 사물인터넷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사물인터넷이란 일상의 물건들이 전자 기계처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예컨대 창문에 컴퓨터 칩이 이식돼 창문에서 집안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웨어러블 분야에서 특히 미래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바로 건강, 의료 분야다. 웨어러블은 사람의 몸에 직접 착용하는 디바이스인 만큼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된 옷을 입으면 실시간으로 체온을 체크하거나 피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로보틱스가 개발한 작업자용 웨어러블 로봇 또한 건강 분야와 관련이 깊다.

웨어러블은 또한 인간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을 기술로서 각광받고 있다.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하면 기본적으로 인류가 갖고 있는 감각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시각적 한계를 전자 안경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이어폰, 헤드셋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전쟁에 이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웨어러블의 한계 돌파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은 커지는데, 위로보틱스의 미래는?

최근 웨어러블 시장은 급격히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웨어러블 시장은 향후 연평균 성장률 3.5%를 기록하며 2025년엔 총 1,515만 대에 이르게 된다. 특히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소비자들의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를 자극했고 이에 따라 웨어러블 시장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현재 웨어러블 시장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귀에 꽂는 ‘이어웨어’다. 위로보틱스가 개발 및 제공하고 있는 보조형 웨어러블 로봇은 아직 대중화가 이뤄지지 못해 제대로 된 통계에조차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웨어러블 시장에서 이어웨어가 차지한 비중은 총 73.6%에 달했다. 절반을 한참 넘어선 수치다. 이외 나머지 지분은 손목밴드와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손목 착용 제품군이 가져갔다. 이들 손목 착용 웨어러블 제품군은 25%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 이어웨어 외의 지분을 대부분 선점했다.

다만 이것이 위로보틱스의 성장 가능성이 전무하단 방증이 될 수는 없다. 위로보틱스는 고금리, 경기 악화 등에 따른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예상 투자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투자를 유치해 냈다. 앞으로 위로보틱스에 있어 중요한 건 자사 웨어러블 로봇의 대중화다.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기술력은 이미 갖춰진 상태고, 효용성도 어느 정도 검증됐다. 이번 투자금 유치가 분수령이다. 투자금을 기반으로 웨어러블 로봇 대중화를 위한 포석을 얼마나 깔 수 있느냐가 위로보틱스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