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취준생의 직업 선택 우선순위는 ‘워라밸&소통’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 일과 삶을 균형을 보장하는 기업(36.6%) 월급과 정년보장보다는 개인의 삶을 더 중시하는 MZ세대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 위해 ‘기업 내 조직원 간 소통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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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MZ세대는 직업 선택에 있어 새로운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기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36.6%)가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기업을 취업 1순위로 꼽았다고 한다.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이러한 선호는 커리어와 개인 생활에 대한 태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호하는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압도적인 다수(77.9%)가 ‘소통형’ 임원을 선택했다. 최근 젊은 경영자들이 보이는 MZ세대와의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70.2%로, ‘부정적’ 평가(7.9%)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MZ세대가 조직 내에서 개방적이고 투명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MZ세대 응답자들은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를 위한 요소로 ‘조직 내 직원 간 소통 강화'(37.2%)의 필요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브랜딩 전략 재고 타이밍

이처럼 변화하는 태도를 고려할 때 기업은 MZ세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브랜딩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그 핵심 중 하나는 기업 이미지 개선이다. 구직자와 소비자의 눈에 비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전통적인 전략은 투명 경영, 윤리 경영, 환경 관리, 기업 복지, 사회공헌 활동 등이 있다. 기업 정보를 적시에 공개하고, 관련 거래를 보고하며, 회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매년 독립적인 감사인의 감사를 받는 것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지고 보면 모두 고객 및 직원과 소통해야 이룰 수 있는 가치들이다.

회사의 모든 업무 수준에서 윤리 기준을 준수하면 고객 이탈, 벌금, 기업 이미지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관행을 구현하고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환경에 민감한 구직자와 소비자의 눈에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우수한 기업 복지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의 경우 유능한 직원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해관계자의 호감을 얻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일례로 매일유업의 적자를 감수한 특수 분유 공급과 같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만큼 수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이어져가는 SPC나 남양 불매 운동의 사례를 면밀히 고찰해 사회적 공헌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요즘 애들은 전화를 왜 이리 못하나?” vs “업무지시는 메신저로 주세요”

기업은 소통을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통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는 방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직원과 경영진 간의 열린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을 마련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다수의 직원은 단지 소통만을 위한 회의를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회의가 경영진이 대화를 주도하는 탓에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눈 가리고 아웅’과 같이 소통하는 ‘척’으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한국식 타운홀 미팅의 효과를 높이려면 경영진과 직원 모두 열린 양방향 소통에 힘써야 한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허용하고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서로를 존중하는 언어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반말로 소통하라고 해서 정말 반말로 소통을 했다가 회의가 끝나고 나서 “선은 지켜야지”라는 핀잔을 들을 것이 뻔하다면, 과연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이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와 MZ세대가 생각하는 소통에 대한 의미도 차이가 난다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화만 많이 한다고 해서 소통이 이뤄졌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해 5대 은행 중 한 곳에 입행한 H씨는 “전화로 지시가 오면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메신저로 다시 확답을 받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나중에 자꾸 말이 바뀐다”라고 비효율적 업무지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횡설수설 설명을 받으면 정리하고 확인받는 과정에서 일이 2배 3배로 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임원급이 느끼는 정서는 또 다르다. 국내 5대 기업의 한 임원은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 들을 기회가 많지 않다”며 “우리가 젊은 직원들을 억압하는 것도 아닌데, 젊은 직원들도 젊은이답게 적극적인 대화의 자세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극명하게 갈리는 임직원 간 ‘온도’의 차이는 역설적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MZ세대를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은 일과 삶의 균형, 소통하는 리더십, 기업 이미지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모 마트의 부회장처럼 SNS를 한다고 해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MZ세대의 선호에 적응하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는 기업만이 구직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