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2023] ② 큐텐이 만드는 이커머스 재편 –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큐텐,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도 인수 동남아 시장 역량과 판매 채널로 티몬에서 성공 방식 입증 중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직구 플레이어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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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큐텐(Qoo10)이 위메프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해 9월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벌써 3번째 이커머스 기업 인수다.

큐텐은 전날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 지분의 전량(86.2%)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새 대표에는 큐텐 김효종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구영배 큐텐 회장/사진=큐텐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쿠팡, 티몬과 함께 2010년대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꼽히던 위메프는 지난 2016년부터 사실상 쿠팡과 경쟁을 포기한 채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3조원, 1조원 등의 연이은 투자를 유치하며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해나간 반면, 티몬과 위메프는 추가 투자 없이 원가 절감 및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영업을 이어왔다.

티몬과 마찬가지로 위메프도 생존을 위해 몇 차례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특이한 개선점 없이 매출액은 계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위메프의 공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 매출액 3,853억, 2021년에는 2,448억에 이어 2022년에는 더욱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2020년 542억, 2021년 339억 등 계속되는 영업 악화에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IB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2021년 말 이른바 ‘메타 쇼핑’이라는 도전을 위해 허민 대표의 오른팔로 알려진 하송 대표가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했으나 쿠팡, 컬리로 몰려가는 사용자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22년 들어 매출액이 급감하자 그간 소문으로만 돌던 매각설이 회사 내부에도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 티몬이 매각되면서 사내에서도 ‘매각 가격이 문제이지 않느냐’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의 매각 가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으나, 지난해 9월 티몬 매각 당시에도 과거 롯데에 제시했던 1조2천억원의 6분의 1에 불과한 약 2,000억원대의 가격에 매각이 결정된 만큼, 위메프도 시장에서 충격이라고 받아들일 만한 가격에 매각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뜨는 직구, 선봉장은 큐텐이었다?

최근 들어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물류 혁신을 통해 3~5일, 4~8일 이내에 직구 배송이 가능하다는 마케팅을 내놓고 있으나,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직구를 통한 저가 구매는 2010년대 초반 큐텐에서 시작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큐텐을 통해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 않은 아이패드 신제품을 비롯해 삼성 및 중국의 주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홍콩 및 동남아시아에만 출시되는 태블릿 PC 등을 구매했다는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 올라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큐텐은 국내 초창기 이커머스 사업을 매각한 후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해 현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의 주요 이커머스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으로 직구하는, 즉 역직구 상품들의 판매 채널을 손쉽게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큐텐

구영배 회장, 한국 이커머스의 구원투수 되나?

이커머스 업계 전문가들은 쿠팡, 무신사 이후 성공한 사업모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과 금융 위기로 많은 이커머스 스타트업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점, 네이버가 검색 채널을 이용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며, 기존의 방식으로는 신규 진입자가 한국 이커머스 업계에서 생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가 물류 혁신을 기치로 저렴한 해외 제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빠른 속도로 공급하는 상황이 큐텐에도 유리하게 작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동남아 시장의 상품을 한국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만큼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 국내 판매 채널을 확보해 상품군을 특화시킴으로써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킨다면, 직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국내 이커머스 산업 내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9월 큐텐이 티몬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티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70%씩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는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연결하고,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함으로써 아마존이나 알리익스프레스에 버금가는 물류 혁신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