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이사배’ 뷰티 브랜드 투슬래시포, 초기 투자 유치 성공

아모레퍼시픽 ‘린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투슬래시포, 1년 인큐베이팅 이후 최근 분사 ‘글레이즈 립 체인저’ 등 창의적인 콘셉트의 색조 화장품으로 시장 이목 끌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지배한 국내 뷰티 시장, 효과 큰 만큼 리스크도 커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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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사배 유튜브 채널

유튜브 구독자 226만 명의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가 설립한 스타트업 투슬래시포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위벤처스, TBT파트너스, 마크앤컴퍼니·윤민창의투자재단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23일 밝혔다.

투슬래시포는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린스타트업으로 출범, 1년간의 인큐베이팅을 거친 뒤 최근 분사했다. 브랜드 이름은 이사배 대표의 이름인 이(TWO)와 사(FOUR), 슬래시(/)를 조합해 지은 것으로, 소비자의 뷰티 고민을 4분의 2로 줄이고 소비자를 위한(To·For) 뷰티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사배 대표는 뷰티업계에서 15년 이상 크리에이터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했으며, 지상파 방송사에서 연예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특수분장사로 활약했다.

이 대표는 “아름다움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일상에서도 각자의 판타지를 자유롭게 표현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모두의 화장대에서 뷰티 스펙트럼을 넓혀줄 수 있는 아이템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쟁이 아닌 상생하는 뷰티 브랜드 꿈꾼다

투슬래시포는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린스타트업(LeanStartup)’을 통해 탄생했다. ‘린스타트업’은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작고 민첩한 조직을 구성해 니치 시장을 공략하는 신규 브랜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제도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사배와 함께 만들 신규 브랜드 론칭’을 주제로 직원 아이디어를 공모 1년여 동안 브랜드 론칭을 준비해왔으며, 분사 이후에는 투슬래시포의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투슬래시포’는 상생을 꿈꾸는 ‘코-크리에이티브 뷰티 브랜드(Co-Creative Beauty Brand)’로,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공생을 위한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 이 같은 메시지를 담아 출시된 첫 번째 제품이 ‘글레이즈 립 체인저’와 ‘스컬프트 립 쉐이퍼’다.

‘글레이즈 립 체인저’는 클릭 타입의 글로우 립 제품으로, 바르는 방법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개념 글레이즈 텍스처가 입술 주름 사이사이를 메꿔주는 메이크업 효과를 내 볼륨감 넘치는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또 ‘스컬프트 립 쉐이퍼’는 원하는 입술의 모양을 연출할 수 있는 립 서포터 제품이다.

글레이즈 립 체인저 누블랙·누라벤더 컬러에서 투슬래시포의 ‘코-크리에이티브’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다. 누블랙·누라벤더 컬러는 다른 립 제품의 채도를 자연스럽게 낮춰 원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기존 메이크업 제품을 바꾸거나 버리지 않아도 해당 제품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차후 투슬래시포는 색조 메이크업에 강한 아티스트인 이사배를 필두로 글레이즈 립 체인저와 같은 다양한 색조 아이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투슬래시포

국내 뷰티 시장은 ‘인플루언서 시대’

최근 국내 커머스 시장의 중심축은 SNS 및 디지털 광고 마케팅이다. 실제 2021년 국내 총광고비 14조원 중 절반가량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브랜드와 제품군이 다양한 뷰티 시장의 경우 소비자가 신뢰하는 대상을 통해 실제 제품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힘을 쏟는 대표적인 뷰티 기업으로는 ‘뷰티셀렉션’이 있다. 뷰티셀렉션은 지난 2020년 2월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브랜드 회사로, 고품질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사입하거나 상품을 직접 개발한 뒤 인플루언서를 필두로 이를 판매하고 있다. 뷰티셀렉션 제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로는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탐나율, 몌으니, 리엘리, 플로우윤 등이 있다.

최근 이사배처럼 직접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인플루언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23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라뮤끄의 ‘에크멀’이 대표적이다. 라뮤끄의 수많은 제품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에크멀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노 모어 쿠션’은 라뮤끄가 컨셉 기획부터 1년간의 테스트에 직접 참여해 개발한 일명 ‘라뮤끄 쿠션’으로, 1, 2차 선 판매 수량이 전량 완판되며 론칭 전부터 ‘품절 쿠션’으로 알려진 바 있다.

물광 틴트 ‘논-섹션 글로이 틴트(Non-section glowy tint)’ 5종도 에크멀의 대표 제품 중 하나다. 40%의 높은 수분 함유량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건조해지거나 뻣뻣해지던 기존 물광 틴트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도포 후 문지르면 광택은 표면으로 극대화되고 컬러는 빠르게 착색되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가 직접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단순 상품 홍보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뷰티 시장은 타 분야에 비해 생산 난도가 낮은 대신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이미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인플루언서들이 출발하기엔 더없이 좋은 환경인 만큼, 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브랜드를 설립해 상품을 직접 기획 및 생산하고, 스스로 모델이 되어 상품을 홍보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에크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리스크

한편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존재한다. 통상 일반 온라인 광고는 집행 시 무조건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정도의 차이일 뿐 분명한 마케팅 효과가 존재하는 셈이다. 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잘못 집행할 경우 오히려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하고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투슬래시포처럼 인플루언서의 이름을 내걸고 운영되는 브랜드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플루언서가 논란에 휘말릴 경우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도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배 역시 지난 2019년 한 차례 ‘논란’에 휘말린 전력이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을 공식화하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었던 시기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본 브랜드 화장품을 홍보했다가 네티즌의 질타를 받은 것이다. 당시 이사배는 논란 끝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미숙한 제품을 부풀려 판매하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인플루언서로 인해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도 많다.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투슬래시포 역시 차후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상품에 관한 설명, 소통만으로는 풀 수 없는 ‘신뢰’의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