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처럼 게임도 온라인 구독” 체프, 시드 투자 유치

무설치 구독 게임 서비스 ‘체프게임즈’, 월 9달러 내면 온라인 게임 제공 다양한 인디게임 강점 “시간 단위 정산 방식으로 게임 개발사와 윈윈” 구독형 게임 시장에 MS, 소니도 참전하며 경쟁

160X600_GIAI_AIDSNote
사진=체프게임즈

구독형 게임 서비스 ‘체프게임즈’를 운영하는 체프가 최근 벤처 투자 업체 더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체프게임즈는 클라우드(가상 저장 장치)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PC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온라인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단 건으로 구매를 하는 방식이 아닌, 월 구독료 9달러를 지불하면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 일반 게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면서, 매월 신규 게임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1,000가지 이상 게임 콘텐츠를 서비스하겠다고 회사는 전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더벤처스 김철우 대표는 “글로벌 클라우드 게이밍이 2022년 3조원에서 2025년 약 12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체프게임즈는 충분한 콘텐츠 수급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미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디게임 확보해 서비스 업그레이드…투명한 수익 정산으로 문턱 낮춰

사진=체프게임즈

체프는 지난해 9월 설립된 신생 게임 업체지만, 여러 ‘인디 게임’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강점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디게임은 소규모 개발사나 개인이 만든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가 만든 게임보다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창의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인디영화, 인디음악과 비슷한 개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마니아 층만 있던 인디게임이 최근 대중적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생기고 있다”며 “구독형 서비스에서 IP(지식재산권)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최근 대형 개발사에서도 인디게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수프를 팔고 쉬는 모습을 보는 인디게임으로, 1명이 제작했다. 지난 2021년 9월 출시돼 5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지난해 누적 다운로드 2,3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면서, 대형 게임업체 네오위즈는 200억원을 들여 게임을 만든 1인 제작사를 사들였다.

체프의 구독 서비스는 극소수의 대형 개발사 게임이 업계 매출 상당을 독점하는 집중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연간 PC 게임 가운데 96%는 인디게임 장르지만, 매출 비중은 전체 시장의 28%에 그치기 때문이다. 뛰어난 게임성에도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게임들을 플랫폼에서 소개할 수 있다는 게 체프의 주장이다. 체프 관계자는 “유명 타이틀이 없는 중소 개발사 게임들은 모객을 위한 대규모 마케팅을 추진할 비용이 없다”며 “체프 플랫폼에서 재미있는 인디게임을 소개하며 고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프게임즈는 개발사로부터 구독료나 입점료를 받지 않고, 고객의 게임 이용 시간을 근거로 수익을 공유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 입장에서 초기 비용을 줄이며 고객을 만날 수 있고, 체프로서는 다양한 인디게임을 공격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프는 “게임과 게임 개발사를 위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 기간 중 인디게임이 급성장하면서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기회가 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선 “기존 게임 장르가 성장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디게임은 새로운 수익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기존에 인기를 끌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1인칭 총싸움 게임에서 벗어나 신선한 인디게임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게임 속 소액 결제나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염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도 인디 게임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출시된 인디게임은 2019년 8,000개에서 2021년 1만 1,773개로 2년 만에 47% 증가했다.

구독으로 변하는 게임 서비스, 치열해지는 선점 경쟁

음원이 워크맨과 CD, MP3를 거쳐 현재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로 나아가고, 영상 역시 영화관부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화했듯이 게임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체프 관계자는 “다음 변화는 게임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변하는 시장에서 활약하는 메인 기업이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체프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체프 관계자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와 게임 콘텐츠 확보가 필수”라며 “이를 위해 모든 정직원에게 스톡옵션을 포함한 보상을 책정해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구독 게임 서비스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지난해 경쟁적으로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출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예전에 인기를 얻었던 고전 게임들을 서비스하는 수준이지만,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신 게임들도 서비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점작을 출시 당일에 등록하고 있고, 그 범위도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니 또한 자사의 구독 게임 서비스 경쟁력을 위해 유통 게임을 빠르게 구독 서비스에 추가하는 계획을 밝혔다.

체프의 여호정 대표는 “체프게임즈와 함께 하면 사용자는 저렴한 구독료로 다양한 게임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고, 개발사는 플랫폼 입점을 통해 사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사용자와 개발사 모두를 만족시키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