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목소리, AI로 마음껏 들어볼 수 있나? 하이브, AI오디오기업 수퍼톤 인수
2021년 이어 추가 투자…450억원 투입해 과반 지분 확보 AI로 김광석, 유재하, 터틀맨 등 목소리 재현해 시장 주목 하이브 소속 가수들과 시너지 예상 “직접 녹음하지 않아도 다양한 음원 만들 수”
그룹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을 소속 가수로 두고 있는 하이브가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을 인수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수퍼톤의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일 전망이다. 하이브는 수퍼톤에 450억원을 투자해 총 56.1%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 2021년 수퍼톤에 40억원을 투자해 18.2%의 지분을 처음 취득했고, 이번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보유 지분을 과반까지 늘렸다.
수퍼톤은 AI 오디오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목소리를 만든다. 만들어진 목소리는 인위적인 느낌을 벗어나 실제 사람 목소리로 들린다. 목소리를 노래나 내레이션 등 다양한 음성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하이브는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음악산업과 기술의 융합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수퍼톤은 하이브가 처음으로 투자를 단행한 지 2년 만에 비약적인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으며 사업적 적용 분야의 다양성 또한 확보했다”면서 “사실적인 연기와 가창이 가능한 수퍼톤의 AI 음성 합성 기술과 하이브의 제작 역량을 접목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사람과 똑같은 AI 목소리… 나이 성별에 따라 다르고 외국어까지 가능
수퍼톤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 유재하, 터틀맨 등의 목소리를 재현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는 “수퍼톤의 AI 오디오 기술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작, 편집, 후처리, 배급, 유통 등 콘텐츠 제작의 모든 단계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음악 콘텐츠 영역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 오디오북, 게임 등의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며 창작자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퍼톤이 사람처럼 사실적이고 풍부한 표현을 지닌 음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데는 자체 개발한 음성 분리와 합성 AI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수퍼톤에 따르면 AI 목소리 기술을 활용해 무한한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나이와 성별에 따라 자연스러운 목소리도 꾸며낼 수 있다. 노래 창법과 멜로디를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고, 가사를 마음껏 바꿔 부를 수 있다. 연기 톤과 발음을 보완할 수 있고 다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도 있다. 수퍼톤 관계자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어 녹음을 하는 것보다 효율적이어서 이미 음악과 영화, 디지털 가상 인간 영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AI로 방탄소년단 목소리 무한정 만들어 전 세계에 배급할 수도”
콘텐츠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수퍼톤의 AI 목소리 기술을 방탄소년단이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뉴진스 등 하이브 산하 그룹들의 콘텐츠와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예를 들어 하이브 소속 가수의 목소리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불러주는 서비스도 쉽게 만들 수 있다. 한 방송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이 김범수 노래 ‘보고싶다’를 부르는 모습을 연출했듯이, 하이브 소속 가수들 목소리로 다른 노래를 불러주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AI을 이용하면 방탄소년단의 음성을 무한정 만들 수 있다. 보통 육성으로 예시 문장 30개 정도만 녹음하면, AI가 이를 학습해 거의 모든 문장을 같은 목소리로 만들어준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예시 문장을 녹음한 뒤 5분이 지나면 AI가 대부분의 음성을 만들어준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수가 직접 부스에 들어가 목소리를 하나하나 녹음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런 작업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손쉽게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한 서비스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고, 특히 가수가 구사하지 못하는 언어로도 음원을 만들어 전 세계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익화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