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발사체 개발 우나스텔라, 투자금 발판 삼아 ‘한국의 스페이스X’ 꿈꾼다

국내 최초 민간 유인 우주발사체 개발 ‘우나스텔라’, 55억 규모 초기 투자 유치 성공 펌프 사이클 엔진 시스템·연소기 등 자체 개발, 기술력 인정받아 팁스 패스트트랙 선정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정부 육성 정책·기술력 발판 딛고 치열한 경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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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나스텔라

국내 최초로 민간 유인 우주발사체를 개발 중인 우나스텔라가 대규모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우나스텔라는 5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30일 밝혔다. 투자에는 스트롱벤처스, 하나벤처스, 인터밸류파트너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에이스톤벤처스, 하나증권이 참여했다.

2022년 2월에 설립된 우나스텔라는 우주비행이 가능한 유인 발사체를 개발해 준궤도 우주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엔진 업그레이드, 핵심 항공전자 부품 및 발사체 구조물 개발 등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재홍 우나스텔라 대표는 “우나스텔라만의 빠르고 효율적인 개발 철학과 팀원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목표한 일정보다 빠르게 연소 시험 성공할 수 있었다”며 “저비용 고효율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한 우나스텔라만의 마일스톤을 꾸준히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유인 발사체 개발로 ‘한국판 스페이스X’ 꿈꾼다

박 대표는 2011년부터 10년간 국내 발사체 기업 및 독일 우주센터 등에서 로켓 엔진의 부품과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2022년 2월 유인 우주 비행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 우나스텔라를 설립했다. 그는 2027년쯤 전 세계에서 연간 400여 명의 ‘우주 관광객’이 등장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약 100~150명으로 예상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목표다.

우나스텔라는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는 국내 최초의 민간 유인 발사체 개발 스타트업이다. 현재 전기모터 펌프 사이클 엔진 시스템 기반의 자체 엔진을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 중인 연소기의 지상 연소 성능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우나스텔라가 개발한 연소기는 지상 추력 5톤급이며, 누리호와 동일한 추진제 조합인 케로신과 액체 산소를 연료로 채택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우나스텔라는 설립 한 달 만에 국내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패스트트랙’으로 선정된 바 있다. 패스트트랙은 서면 평가에서 매우 우수한 평점을 받은 기업을 대면 평가 없이 곧바로 팁스에 선정하는 제도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소형 로켓 엔진용 전기 펌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전기모터 펌프 엔진 관련 특허 두 건의 통상실시권을 부여받은 바 있다. 현재 우나스텔라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핵심 설계 기술 및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사진=우나스텔라

우주 산업 개발에 속도 내는 정부

우주 산업은 국가 안보·경제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 중 하나인 만큼, 정부는 꾸준히 우주 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22년에는 「2022년도 우주개발 진흥 시행계획」올 통해 7,340억원 규모의 우주 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이는 2021년 대비 약 18.9% 증가한 규모다.

2022년도 우주개발 진흥 시행계획에는 공공 우주 사업을 위한 △발사체 기술 자립 △인공위성 개발, 활용 △우주탐사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등의 전략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우주 분야 국제 행사 국내 개최 등을 통한 국제 우주 협력 네트워킹 강화 전략, 민간 주도 우주 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우주 인력 양성 전략 등이 제시됐다.

2023년에는 국가 우주개발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4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우주개발 2.0 정책 전환을 시작한다. 4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우주 프로젝트다. 공공주도로 위성·발사체 기술개발에 중심을 둔 우주개발 1.0 정책에서 우주탐사 영역을 비롯한 거시적 우주 임무에 중심을 둔 2.0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에 따라 △우주탐사 영역 확장 △우주개발 투자 확대 △민간 우주산업 창출 세 가지 성과 목표가 설정된 상태다. 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장기 전략 목표로 5대 임무, 이행 수단으로 2대 실천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우주 영토 확장을 위해 2032년까지 자력 기술로 달 착륙을 완수하고, 2045년까지 화성 착륙 성공을 목표로 무인 탐사 독자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유인 탐사, 우주정거장, 탐사기지 구축 등 대규모 자원이 필요한 분야는 국제 협력을 통해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이와 관련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참여 분야를 놓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조율을 진행 중이다.

사진=우나스텔라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들의 경쟁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들은 ‘한국 최초’ 민간 우주발사체 서비스 기업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 창업 이후 누적 투자 금액만 470억원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기술특례 상장도 추진한다. 동시에 올해 안에 발사체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상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길이 20.6m의 2단형 소형 우주발사체 ‘블루웨일 1.0’을 개발 중이다. 150kg 위성을 500km 상공의 태양동기궤도로 운반할 수 있는 사양이며, 액체 메탄을 연료로 활용한다. 액체 메탄은 비용이 저렴하며, 기존 액체 엔진 로켓에 주로 사용되는 연료인 케로신(등유)의 침전물 문제를 해결해 우주발사체 재활용 측면에서 최근 각광받는 연료다.

이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 ‘한빛-TLV’의 시험발사를 3월 초 진행하고, 내년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하이브리드 연료는 구조가 단순한 고체연료의 장점과 추력 조절이 가능한 액체연료의 장점을 융합한 기술로, 제작 기간이 짧으며 안전성, 경제성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는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길이 16.3m, 탑재체 중량 20kg의 하이브리드 엔진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와 기술 오류 등으로 발사에 실패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기술을 이전 받을 민간 기업으로 선정됐다. 오는 5월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 준비에 참여해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에 우주발사체를 실어 공중에서 쏘아 올리는 공중발사체를 개발 중에 있다.

2027년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 규모는 296억 달러(약 33조 1,91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기술 발전에 매섭게 속도가 붙는 가운데, 국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은 어디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