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규모 투자 유치한 엠트리센, 글로벌 애그테크 시장 선도할 수 있을까

엠트리센 ‘딥아이즈’, AI 기반 스마트 센서로 어미돼지 데이터 상시 수집·분석 어미돼지 분만 과정 한눈에, 분만사 관리 편의성 증대·생산성 증대 효과 농가 고충·식량 부족 부각되며 떠오르는 ‘애그테크’ 시장, 엠트리센 글로벌 영향력 거머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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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트리센

인공지능(AI) 센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스타트업 엠트리센이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KB인베스트먼트와 신용보증기금이 투자를 이어갔으며, 아주IB투자, 마그나인베스트먼트가 신규 참여했다.

엠트리센은 인공지능 스마트팜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카길애그퓨리나와 협력해 번식돼지에 대한 분만 감지 및 분만 예측 솔루션 ‘딥아이즈’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중국 및 베트남 현지 기업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엠트리센은 이번 투자금을 통해 우수 R&D(연구개발) 인력을 충원하고, 국내외 영업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번식돼지 수정적기 감지 기술, 자동 정밀 체형(BCS) 관리 기술 솔루션 등 연구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만형 엠트리센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상에 있는 세계 최초이자 다수의 독창적인 혁신 기술들을 빠르게 상용화하기 위한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당기고 사업을 다각화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I 스마트 센서로 축사 데이터 수집·분석

엠트리센은 AI 기반 스마트 센서를 통해 축산 분야 등에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양돈 축사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백 마리의 어미돼지를 상시 관찰하며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솔루션 딥아이즈를 개발했다. 딥아이즈를 활용하면 새끼돼지 분만, 분만 지연, 난산에 따른 사산, 태막이나 양수 처치 지연으로 인한 질식사 등 다양한 문제 요인을 사전 발견해 분석하고, 이를 농장 주인에게 실시간으로 알려 미연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엠트리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어미 돼지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이들의 건강 상태, 번식력, 분만 상황 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구분 짓는 작업(데이터 라벨링)을 거쳤으며, 어미돼지의 건강 상태와 관련한 82만 1,178개의 고품질 데이터세트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엠트리센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종돈 전문기업 다비육종과의 협업에서 나아가 최근 글로벌 농축산기업 카길애그리퓨리나, 베트남 양돈 1위 기업 다바코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 양돈 시장인 중국에서는 애그리치글로벌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2022년 중국을 시작으로 차후 미국, 베트남 등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5년 뒤에는 매출 2,0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첨단 기술로 국내 양돈업 생산성 개선

양돈업은 수많은 연구 인력을 보유한 대기업 및 거대 자본이 닿지 않는 분야로,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 양돈업의 생산성 지표인 ‘어미돼지 한 마리당 젖을 뗀 새끼돼지 수’도 연간 22마리로 유럽 평균인 28마리에 비해 크게 적은 편이었다. 이에 엠트리센은 양돈업에 3D LiDAR 기술(ToF LRF, Optic), 3D ToF 카메라, 3D Reconstruction,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등 다양한 분야의 원천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의 정밀 모돈 관리 시스템(딥아이즈)를 개발했다.

사진=엠트리센

딥아이즈(Deep Eyes)는 어미돼지의 분만사 입실부터 분만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카메라 영상으로 취득하고, 이를 딥러닝 기술로 분석해 산자수 카운팅, 분만 간격과 시간, 기립 횟수, 초유 유효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자동 감지한다. 농장 생산성의 핵심인 분만사 관리에 대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딥아이즈를 적용한 농가들은 분만사에서 일어나는 주요 이벤트를 즉시 확인하고, 분만 모돈뿐만 아니라 새끼돼들의 골든타임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농장 주인은 사무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만사 전체의 모돈을 살펴보며 한눈에 현황을 점검할 수 있으며, 이에 더해 현재 농장 상황에 대해 바로 현장 직원과 소통할 수 있다. 특히 모돈의 분만 과정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한눈에 보이지 않던 모돈 관리의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환경 변화 등 개선 사항에 대해 간편하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애그테크 시장 발전 상황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양돈업은 지난해 기준 생산액이 8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여전히 잦은 가축 질병 발생, 악취로 인한 민원, 인력 감소 등 축사 경영의 고충을 호소하는 상황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축사’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애그테크(agriculture(농업)+technology(기술))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스마트 축사는 △축사 내외부 환경을 자동 인식해 가축에게 맞는 최적의 온습도를 제공하고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력이 들어가는 급이(먹이 주기), 음수, 착유(젖을 짜는 작업) 등을 자동화하고 △가축의 체온·활동량, 질병 감염 여부 등을 체크할 수 있도록 바이오 센서 등을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식품부는 스마트 축사 보급을 위해 관련 장비 지원 농가를 기존 5,800여 개에서 올해 6,9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오는 2027년까지 전국 축사 30%를 스마트화한다는 목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사물인터넷(IOT), AI 기술을 활용한 농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2027년까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기관까지 나서 애그테크를 주목하는 이유로는 미래의 식량 부족 문제가 지목된다. 극심해진 이상기후 및 인구 증가로 인해 미래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는 오는 2050년까지 생산량을 2015년 대비 60% 늘려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불거진 식량 공급망 문제, 농업 인구 축소 등도 애그테크 발전 필요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차후 엠트리센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애그테크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