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출시 전망… 페이스북 메타와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 예고

애플, 실제에 가상 이미지 덧씌운 ‘혼합 현실’ 헤드셋으로 VR 시장 정조준 메타 제품보다 고가이지만 첨단 디스플레이, 카메라, 인식 기술로 무장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잠재력 큰 VR 시장, “애플, 매타 경쟁으로 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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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V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예상 사진/사진=디자이너 이안 젤보

애플이 VR·AR(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합친 MR(혼합현실) 헤드셋을 올 하반기 출시한다. 애플이 신제품 출격을 예고하면서 최근 성장에 타격을 입은 메타버스 시장과 VR 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붐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첫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를 올 하반기 출시하기로 하고, 이르면 올해 봄이나 6월 WDC(세계개발자회의)에서 새 제품을 공개한다. 제품 이름인 ‘리얼리티 프로’는 애플의 새 OS(운영체제)인 ‘xrOS’에서 구동된다.

4K 디스플레이, 12개 이상 카메라로 메타와 차별화… “애플 프리미엄 전략”

애플의 V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 예상 사진/사진=ilounge

리얼리티 프로의 출고가는 2,000~3,000달러(약 250만~370만 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가 출시한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1,499달러)보다 약 500달러가 비싸다. VR 헤드셋 시장에서도 애플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애플은 순수 VR에 초점을 맞춘 메타 퀘스트와 달리, AR 기술을 도입해 실제 눈에 보이는 풍경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우는 방식의 MR을 내세울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얼리티 프로 개발에 7년이 걸렸다. 애플은 지난 2019년부터 출시를 계획했지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최적화 문제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금껏 출시를 미뤄왔다고 전해졌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의 헤드셋 개발은 낙하 테스트와 소프트웨어 개발 문제로 일정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미국 IT매체 맥루머스는 리얼리티 프로에서 예상되는 기능을 소개했다. 디스플레이는 고해상도 4K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2개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메타의 퀘스트 프로보다 뛰어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12개 이상의 카메라를 탑재해 사용자 움직임을 촬영해 실제 움직임을 가상 움직임으로 변환한다. 맥루머스는 “특히 다리 움직임을 촬영하기 위해 아래쪽을 향하는 카메라가 2개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는 정확한 동작 추적을 할 수 있는 애플 헤드셋의 고유한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이폰에 들어간 홍채인식 기술도 넣어 암호 인증과 결제 인증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얼굴 표정을 가상 아바타로 전환하는 표정 추적 기술, 메타 퀘스트 프로의 772g 보다 가벼운 200~300g의 무게, 손동작을 비롯한 피부 감지 기능, 맥북 수준의 M2 프로세서와 독립 운영체제 등을 특징으로 제시했다.

침체된 VR과 메타버스 시장, 애플 참전으로 새로운 붐 올까

애플은 MR 헤드셋을 통해 VR, 메타버스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스마트폰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애플은 아이폰으로 426억달러(약 54조 원)로, 전체 매출(901억달러)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해가 지날수록 길어지면서 현재 43개월이 되었고, 기술도 상향 평준화되면서 모바일 시장 정체는 지속되고 있다”며 “애플은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거뒀던 성공 공식을 VR 시장에서도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사진=메타

애플의 출사표로 VR 시장에서 메타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메타버스 시장과 VR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CCS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VR 헤드셋의 글로벌 출하량은 960만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해 메타로 이름까지 바꾼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사업으로 지난해 12조원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VR은 미래 산업으로서 전망이 밝다. 의료나 건축, 소매와 전자 상거래, 훈련과 교육, 여행과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의 VR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이 최근 발표한 ‘2027년까지 AR 및 VR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AR과 VR 시장 규모는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연간 25.3%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2년 370억 달러로 예상되는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1,14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IT 업계 관계자는 “IT 공룡인 애플과 메타가 VR 헤드셋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메타버스 시장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VR 기기가 보급되면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 등 여러 메타버스 서비스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