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C 1호 상장 도전’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코스닥 상장 이번에 성공할까

초기 벤처 발굴/투자 액셀러레이터 대표 주자로 올해 상장 재도전 견고한 매출과 이익 쌓았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기업공개 시장 한파는 부담 오는 2월 코스닥 상장 목표 “글로벌 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터로 도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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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루포인트파트너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이하 블루포인트)가 오는 2월 국내 투자액셀러레이터(AC)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최근 블루포인트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퓨처플레이, LB인베스트먼트 등 대표적인 AC와 벤처캐피탈(VC)들도 내년 상장을 검토하고 있어 블루포인트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상장했던 VC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블루포인트의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 업계를 대표하는 블루포인트의 IPO 흥행은 향후 투자 업체들의 후속 상장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여러 우려를 뚫고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해낸다면 한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블루포인트의 희망공모가 범위는 주당 8,500원~1만원이다. 공모가는 국내 상장 VC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반영해 산정했으며 총 170만주를 모두 신주 발행으로 공모한다. 블루포인트가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144억원~170억원이다. 오는 2월 6일과 7일 양일동안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3일~14일에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시기는 2월이 될 예정이다. 상장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며, 인수회사로는 DB금융투자가 참여한다.

2014년 설립 후 적자 없이 꾸준한 성장

블루포인트는 2014년에 설립된 AC다. 흔히 벤처 투자업체로 언급되는 VC와 달리, AC는 극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회사로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블루포인트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262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중 의료용 멸균기 제조사 플라즈맵과 약물 전달 플랫폼 개발기업 인벤티지랩은 지난해 상장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10여 개 회사가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 포트폴리오 회사로 초소형 우주 발사체 개발 업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세포 내외부 3차원 관찰 현미경 개발업체 토모큐브, 다크웹 중심 데이터 분석 전문 사이버 보안 업체 S2W, 불가사리를 이용한 친환경 제설제 제조사 스타스테크 등이 있다.

블루포인트는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안정적인 수익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기업이 라운드 A, 라운드 B, 프리-IPO 등 후속 투자유치 시점에 도달하면 단계적으로 투자금을 일부분 회수하는 전략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다. 블루포인트는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251억7,000만원, 영업이익 12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가치 산정 어렵고 포트폴리오 스타트업 부실 우려” 공모가 논란도

블루포인트가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일부에선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다.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업가치 산정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기업가치를 측정하지만 AC나 VC는 순자산 규모가 작아 이 방식을 택하긴 어려워 PER을 적용해 왔다”며 “PBR 측정 방식을 적용하면 거의 모든 VC들의 기업가치는 6~70% 이상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AC의 사업 방식으로 인해, 실적을 제대로 추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AC와 VC의 주수입원은 벤처펀드 운용 수익과 성과 보수 등이지만, 펀드 투자 자산은 출자자(LP)와 비밀유지계약으로 묶여 투명하게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VC의 경우 모든 포트폴리오가 공개되지 않아 언론보도나 IR 자료를 통해 공개된 내역들로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적을 계산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블루포인트 관계자는 “펀드 포트폴리오 공개 등은 LP 간 비밀유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모자금을 활용해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수익률을 높이고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크게 내려앉으면서 추후 부실자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루포인트의 올해 상반기 산업별 포트폴리오 분포에 따르면 26%가 최근 불황에 직면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분야다. VC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담긴 투자기업의 기업가치가 재조정되더라도 청산 전까지는 반영되지 않아 실적을 예상하기 힘들다”며 “펀드 청산에 따른 수익 변동폭이 큰 점도 투자 유인을 저해시킨다”라고 말했다. 국내 AC의 맏형인 블루포인트는 지난 2020년 12월에도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액셀러레이터란 생소한 업종, 기업가치 산정의 객관성 부족 등의 이유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블루포인트의 시총은 희망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1,068억원이다. 2019년 진행한 프리 IPO의 기업가치(약 1,000억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블루포인트 관계자는 “증시 상황을 반영해 눈높이를 다소 낮춰 상장에 나섰다”라고 밝혔다.

과거 상장했던 VC도 반토막… 우려 뚫고 상장 성공할까

앞서 상장했던 VC의 공모 성적과 주가 흐름이 저조한 것도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벤처투자업체 다올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금과 달리 상대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과 2022년에 상장했지만 공모 흥행엔 실패했다. 두 회사 모두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고, 최근 VC 주가는 시장 침체로 인해 더욱 급락하고 있다. 블루포인트와 순이익 규모가 비슷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경우 지난해 상장 시 공모가는 8,000원이었지만, 최근 주가는 4,000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시가총액 또한 1,430억원에서 81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블루포인트는 시장 우려를 뚫고서 ‘업계 첫 IPO’를 성공한 액셀러레이터가 되어 공모 자금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도모, 기업가치 성장 등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스타트업 지분 투자와 펀드 출자를 통해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액셀러레이팅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는 “블루포인트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모델 창출에 성공해 국내 액셀러레이터 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며 “기업공개 기간 블루포인트만의 사업 비전과 기업 가치를 알리고, 상장을 통해 글로벌 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터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