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롱스테이 트렌드 만든 트래블메이커스, 2년만에 매출 ‘1억→91억’

트래블메이커스, ‘2022 올해의 관광벤처’ 성장성 부문 최우수 기업 선정 “제주살기 말고 호텔살기?” 호텔 롱스테이 트렌드 만든 ‘호텔에삶’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미래 호텔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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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래블메이커스

지난 23일, 호텔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삶’을 운영하는 트래블메이커스가 올해 매출액 9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5억원, 올해 91억원으로 늘었다. 리모델링과 워케이션 고객 수요도 신규 창출하며 성장세를 높여가는 추세다.

트래블메이커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2 올해의 관광벤처’ 성장성 부문에서 최우수 기업에도 선정됐다. 기업별 매출액 실적과 일자리 창출, 관광산업 기여도 등 성과 평가를 통해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호텔에삶은 서울드래곤시티 등을 포함한 전국 50여 개 프리미엄 호텔들이 입점하고 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성장성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베트남·일본 등으로 진출하고 제주·강릉 등 비수도권으로 롱스테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워케이션에 특화된 B2B 상품 기획과 프로모션 등을 통해 내년도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병주 트래블메이커스 대표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에도 원격·재택근무가 이어지며 워케이션 롱스테이 트렌드는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반짝 성장이 아닌 엔데믹으로 접어든 올해까지 2년 연속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라고 했다.

매일이 호캉스, 호텔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삶’

트래블메이커스의 ‘호텔에삶’은 호텔의 한 달 살기 상품을 메인으로 최소 일주일(6박)부터 투숙 목적에 따라 최대 6개월(175박) 이상, 프리미엄 호텔에서 장기 투숙이 가능하도록 롱스테이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들이 ‘호텔에삶’ 입점하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호텔에삶’ 고객들은 평균 2~3개월 전에 객실 예약을 확정하고 주중과 주말을 포함한 최소 30박 이상 장기 투숙 고객이기 때문에 호텔 입장에서는 선 수요를 확보, 객실 점유율과 단가 관리를 더욱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로는 이사·인테리어·워케이션 등 그동안 호텔이 직접 공략하지 못했던 시장의 신규 수요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세 번째로 빅데이터와 트렌드 분석을 토대로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을 지원, 별도의 광고 비용 없이 입점만으로 높은 객실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에삶’에 고객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호텔과 직접 계약을 통해 경쟁력 있는 객실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호텔과 기존에 없던 롱스테이 상품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에 민첩한 대응과 큐레이션 된 롱스테이 상품만 내놓는 것이 ‘호텔에삶’만의 전략이다. 또한 호텔들이 ‘호텔에삶’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4단계의 사전 검증에 선별된 호텔들만 입점이 승인되기 때문에 검증된 호텔이라는 믿음도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 양쪽의 니즈를 만족해 주는 덕에 ‘호텔의삶’ 롱스테이 거래액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으며, 월간 활성유저수(MAU)도 162% 급증했다.

지난 5월에는 트래블메이커스가 10억 규모의 프리 시리즈A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에는 펄어비스, 굿닥 투자 VC인 마젤란기술투자와 신용보증기금이 참여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올해 국내 70여 개 추가 호텔 입점 및 베트남, 일본 등 해외로 롱스테이 서비스를 확대하며 국내 최대 롱스테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B2B 제휴를 기업 대상 서비스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래블메이커는 기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기업은행 비대면 플랫폼인 ‘아이원뱅크(i-ONE Bank)’ 안에서 운영 중인 ‘IBK제휴몰’ 서비스 오픈을 통해 기업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제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넘어 워케이션·사택 제공 등 라이프케어 복지 마련이 어려운 중소기업·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 기업 대상 서비스를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트래블메이커스 김병주 대표는 “올해는 워케이션 시장 규모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대대적인 신규 호텔 라인업을 준비하는 한편 제휴 지역도 전국, 더 나아가 해외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롱스테이 시장을 리드하는 대표 플랫폼답게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까다로운 검증은 지속하되 입점 제휴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호텔들과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호텔에삶 Weekly Membership/사진=호텔에삶

새로운 트렌드 ‘롱스테이’, 매일 호캉스라는 사고방식의 전환

트래블메이커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역으로 활용, 호텔에 6박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는 ‘롱스테이’ 여행 문화를 만들었다. 호텔을 잠시 머무는 공간이 아닌 사는 공간,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주목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에 서비스 정식 오픈 이래로 지금까지 공격적인 입점 영업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신규 입점을 신청하는 호텔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호텔의삶’의 위클리 멤버십은 호텔 한 달 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에삶의 입점 호텔 중, 평일 혹은 주말에만 롱스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다. 평일권은 평일 동안 호텔을 이용 후 주말에는 퇴실, 그리고 다시 평일에 입주할 수 있으며 주말권 또한  주말에 호텔을 이용 후 평일에 퇴실, 그리고 다시 주말에 입주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롱스테이 서비스다. 평일과 주말 중 한 기간을 선택하여 최소 2주부터 최대 6개월 이상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일반 호텔 투숙과도 차별점도 있다. 짐 보관 서비스, 얼리 체크인과 레이트 체크아웃, VIP 멤버십 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편, ‘롱스테이’는 최근 국내 호텔업계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캉스(호텔+바캉스), 워케이션(일+휴가, 일하면서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근무 형태) 등의 수요가 늘어났는데 이것이 기존의 ‘한 달 살기’ 트렌드와 맞물려 호텔 롱스테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호텔업계도 롱스테이 상품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가 대표적이다. 용산역 앞에 위치한 서울드래곤시티에는 노보텔 앰배서더(5성급)·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5성급)·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5성급)·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4성급) 등 4개 호텔이 있다.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의 6월 초 롱스테이(30박 이상) 숙박 증가율은 작년보다 70% 늘었다.

노보텔 앰배서더와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 12월 호텔에삶에 입점해 롱스테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내수 시장 개발이 필요한 상황에서 롱스테이 판매 채널을 늘려야겠다는 판단이 있어 호텔들이 입점한 것 같다”라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롱스테이 숙박객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월 오픈한 디어스 명동(111개 객실 규모)은 공유주방·세탁실·미팅룸 등 롱스테이 고객을 위한 전용 시설을 갖췄다. 또 롱스테이 전용 객실에는 개별 전자레인지와 업무용 데스크 등이 비치돼있으며 지인 초대 등도 가능하다. 이 호텔은 전체 숙박 비율 중 30박 이상의 롱스테이 고객 비중이 65%를 차지한다. 디어스 명동 관계자는 “기존의 호텔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코리빙(공유 주거)+호텔’의 장점들을 접목했다”며 “한 달 기준 140만~169만원 사이의 다양한 롱스테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호텔에삶

롱스테이, 지나가는 유행일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지

롱스테이에 대한 수요는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아무리 할인이 들어간다고 해도, 원룸 등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서비스 측면이나 ‘매일 하는 호캉스’에 초점을 두고 고르지 않는 이상, ‘거주’가 목적이라면 가격적인 면도 고려를 안 할 수가 없다. 실제로 호텔 롱스테이에 대한 의견 중 사는 곳과 쉬는 곳은 분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주’에 초점을 둔다면, 정서적 안정상 호텔에 오래 있는 것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용적인 부분에서도 가격, 취사 여부, 사생활 등의 문제는 존재한다.

또한 코로나19 시대에는 호텔들이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장기 투숙객을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객실 예약률이 올라간다면 굳이 장기 투숙객을 받기 위해서 애써 노력을 할까는 생각을 해볼 필요도 있다. 아직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풍부하지만, 호텔 입장에서도 굳이 장기 투숙객을 받지 않고 ‘롱스테이’도 반짝 유행처럼 사라질 시에 대비할 비책도 필요하겠다.

그럼에도 ‘롱스테이’라는 새로운 여행 문화를 만들어 내고, 2년 만에 매출을 1억→91억으로 만들어낸 ‘호텔에삶’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여전히 다양한 방향으로의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성장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