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 ‘페어필드자산운용’ 설립

에이스프라퍼티스자산운용의 지분 100% 인수, 부동산자산운용업 뛰어든다 부동산자산운용사와 협력 경험, 임대업 노하우 등으로 수익성 강화 목표 고금리 시대 접어들며 부동산자산운용 움츠러드는데, 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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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패스트파이브

24일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가 부동산자산운용업 진출을 위해 ‘페어필드자산운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패스트파이브는 신생 자산운용사인 에이스프라퍼티스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사명을 페어필드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추가 증자를 거쳐 자본금도 31억원까지 늘렸다.

패스트파이브는 페어필드자산운용 설립을 통해 △안정적인 지점 확장 매물 확보 △펀드 설립·운용을 통한 매출원 다변화 △경기 변동에 따른 사업적 리스크 분산 효과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차후 임차인 대상으로 기존 공유 오피스에 더해 중견기업을 위한 모버스(기업 사무실 구축 서비스), 거점 오피스 등을 통해 다변화된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임대인 대상으로는 기존 꼬마빌딩 리모델링 후 장기 임차를 확약하는 빌딩 솔루션에 이어 건물주를 대상으로 한 컨설팅 등의 영역 확장을 계획 중이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부동산은 땅을 사서 건물을 짓던 업스트림 시장에서 지어진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서비스가 중요한 다운스트림 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페어필드자산운용을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광석 페어필드자산운용 대표는 “공간이라는 개념은 대다수 비즈니스의 시작점에 해당한다. 펀드 수익률만을 추구하는 운용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투자자뿐 아니라 이용자가 충분한 만족을 얻고, 다음 단계의 성장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자산운용업이란?

자산운용은 여러 종류의 유가 증권(주식, 채권 등)과 자산(부동산 등)을 투자자의 이익을 위하여 정해진 투자목적에 맞게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시장의 정보를 수집·분석·예측해 효과적인 투자 방안을 도출하고, 각 자산군에서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자산운용의 주요 업무다. 이를 위해 외부의 금융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이 이뤄진다. 부동산 분야에서 자산운용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이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셈이다.

자산운용사는 직접 상품 판매를 할 수 없는 만큼 통상적으로 판매를 은행, 증권사, 보험회사 등에 위탁한다. 소비자는 특정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금융상품 모집 회사(은행, 증권사 등)에 방문해야 하고, 모집 회사는 금융 상품에 가입한 이들이 많아질 경우 모인 자금을 자산운용회사에 전달한다. 자산운용회사는 전달받은 자금을 이용해 투자를 진행하고,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자산운용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 부동산자산관리 업무는 자산운용사가 아닌 모집 회사에서 수행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관리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며, 이 밖에도 부동산 투자 및 개발사업 컨설팅, 부동산 자산의 매입/매각 자문 등을 진행한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모집 기관에 방문했을 때 특정 펀드를 권하는 이가 자산관리사이며, 그 펀드를 운용하는 기업이 자산운용사인 셈이다.

패스트파이브, 자산운용업 진출로 낼 수 있는 시너지는?

패스트파이브는 고객 관점에서의 공간 설계 및 공실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에도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과 협업을 진행해온 바 있다. 신축 건물의 임차를 착공 전에 확약하거나, 펀드에서 보유 중인 건물의 공실을 임차하는 식이다. 이와 같은 협업 과정을 통해 부동산 자산운용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으며, 이에 더해 부동산 임대업을 진행하며 리모델링, 사무실 임대, 부동산 관리 등 각종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처럼 패스트파이브는 부동산 시장의 한가운데에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왔다. 단순 임대 사업을 넘어 직접 건물을 매입해 임대 이익을 거두고, 차후 부동산 가격을 높여 매각하는 등 보다 수익성 높은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노하우 기반으로 직접 자산운용 사업에 뛰어들어,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부동산자산운용은 성공할 수만 있다면 수익성 확대 측면에서 좋은 전략이다. 일례로, 케이리츠투자운용은 2019년 셰어 딜 형태로 역삼 위워크타워를 매입했다. 셰어 딜은 오피스를 소유한 리츠를 존속시키고 원매자가 리츠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의 리츠 주식양수도 거래다. 이후 케이리츠투자운용은 2020년 투자금 회수를 위해 1,500억원 중반대에 위워크타워를 처분했는데, 2년 만에 100억원을 이상의 차익을 거둬들인 바 있다.

팬데믹 저금리로 흥했던 부동산자산운용, 금리 인상기 전망 불투명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자산운용업계는 덩치를 크게 불려왔다. 더벨이 집계한 부동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부동산 투자 자산 운용 규모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AMU)는 16조9,127억원 수준이었으며, 2022년 초에는 18조6,144억원까지 뛰었다. 당시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8조2,248억원)이었으며, 3~5위는 삼성SRA자산운용(6조8,117억원), 마스턴투자운용(6조2,313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5조6,027억원) 순이었다. 이는 공·사모 부동산펀드를 포함하고, 일임 자산은 제외한 금액이다.

전체 부동산펀드 시장은 팬데믹 이후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약 102조원에서 130조원으로 27% 성장했다. 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며 은행 이자율이 크게 낮아졌지만, 부동산자산운용사는 7~10% 수익률을 낼 수 있어 고수익 기대 상품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은행 이자율이 6%까지 상승했고, 부동산자산운용사의 외형 성장도 저금리 시대 대비 어려워졌다. 이와 같은 거시경제적 변화는 패스트파이브가 차후 넘어야 할 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