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주 52시간제도 본격 변화 조짐

미래노동시장연구회, 내달 13일 노동개혁 권고안 발표 주 52시간제도 개편,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 변경 ‘주→월’ 친노동계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노동문제 해결에 적극 행보 공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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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1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감행할 노동개혁과 근로시간 확대를 위한 대안 마련 차원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연구회는 7월부터 논의된 의견을 취합해 내달 13일 정부에 노동개혁 정책 권고문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편 해당 간담회에서는 미래 노동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주 52시간 근로제도 관련한 대안으로 근로시간의 자율적인 선택권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하는 방식의 다양성에 대응한 근로시간 법제의 현대화를 위한 과제들도 발제했으며, 시대 변화에 맞는 근로시간 법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토론도 진행했다.

사진=고용노동부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근로시간·임금제도 개혁 위해 지난 7월 발족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 7월 발족했으며 노동시장의 개혁과제를 발굴하고 검토하는 전문가 논의기구로 노동법, 인사조직, 노동경제, 사회복지, 보건 등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1-2회 전체회의를 거치며 워크숍,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나아가 주요 20개 업종 노·사 심층인터뷰(FGI)를 비롯하여 현장방문, 간담회, 노·사 토론회, 온라인소통회 등을 실시하여 이해관계 당사자인 노·사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권고문을 마련할 예정이다.

권순원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은 17일 간담회에서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 우리 사회는 노동시장 대변혁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시장 규율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내용은 ▲노사가 연장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에 대한 근로자의 자율적 선택 확대 ▲충분한 휴식 보장을 통한 근로자의 건강 보호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 강화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 도입 및 다양한 휴가 사용 활성화 ▲근로시간 제도의 현대화 등이다. 해당 내용은 전부 윤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표한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과 맥락을 같이 한다.

연장근로시간 ‘주 단위 → 월 단위’로 변경

권 교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장시간 근로로 이어지지 않게 하며, 실 근로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도록 하는 체계 구축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연구회 소속 위원 대부분도 해당 안에 긍정적인 표시를 보였다. 즉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1주’에서 ‘월 이상’으로 바꿔 노사의 자율적 결정과 선택을 다양화 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이다. 관리 단위로는 ▲월 단위 ▲월·분기·반기 ▲월·분기·반기·연 등의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관리 단위가 길어질 경우 특정 시기 장시간 연속 근로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만일 원 단위 이상으로 관리단위가 바뀔 경우 근무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연구회 위원들 모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연구회 관계자는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며 근로시간 총량을 실질적으로 줄여나가는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려면 휴가를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노사협력 위해 노력할 것”

한편 지난달 4일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는 윤석열 정부 하에서 사회적 대화를 이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김 전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노동문제는 임금·근로시간 문제만이 아닌 격차와 차별, 안전과 주택, 복지, 자녀 보육과 교육, 진로 등 인간 생활 문제가 얽혀 있다”며 “취약근로계층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쟁의행위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악덕기업주는 처벌해야 하지만 노사를 선악으로 보는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강조해오는 노동개혁을 친노동계 입장에서도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인 셈이다.

하지만 경사노위는 출범 이후 몸살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 변화에 따른 조직 쇄신을 이유로 전문위원 14명 전원에게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내렸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김문수티비’ 제작국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문위원 전원이 신규채용으로 이뤄질 경우 12월 한 달 동안은 현재 진행중인 공무원노사관계위원회 등 경사노위 업무공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사노위 신규채용 건에 대해 “새로운 외부 인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도와 임금관련 개혁은 변해가는 현대시장에서 필요한 노동개혁일 수 있다. 워라벨을 중시 하는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제시하는 노동개혁안이 노사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한 걸음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