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랩 대표, 진상 직원 폭행 논란으로 1년간 연봉 반납 결정

이복기 대표, 폭행 논란에 자진해서 1년 연봉 반납하기로 대표 리스크, 주가에 즉각 반영되어 한 때 10% 가까이 빠지기도 사임 의사 표명하며 주가 크게 출렁거렸으나 감봉 1년 결정으로 주가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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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티드랩

인사관리(HR) 기업인 원티드랩의 이복기 대표(43)가 진상으로 알려진 직원을 폭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1년간 연봉을 반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때 직원 폭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원티드랩 관계자는 “사과 이후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인사위원회에서는 감봉 1개월이 결정됐으나 이 대표는 경영진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1년간 연봉을 반납하겠다고 나섰다.

행사 뒤풀이 중 술에 취한 이 대표가 손바닥으로 폭행

폭행 논란은 지난 21일 이 대표가 참석한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발생했다. 서울 서초구 소재 모 술집에서 술에 취한 이 대표는 마주 앉은 20대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손바닥으로 한 차례 폭행했다. 원티드랩 내부에서는 제보자를 비판하고 이 대표를 옹호하는 분위기와 이 대표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던 중 사건 발생 5일 뒤인 26일에 인사위원회가 열렸다. 원티드랩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에서는 해당 직원이 심하게 진상 행동을 했다는 우호적인 목소리와 함께, 폭행은 부적절했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절차에 앞서 이 대표는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입장문을 통해 원티드랩에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폭행 논란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당초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원티드랩은 “주먹질의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이 대표가)피해 직원에게 다음날 바로 유선으로 사과하고 곧이어 대면 사과하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며 “원만하게 사과가 받아들여졌고 잘 해결됐다. 혹시 모를 오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표이사가 직접 전 직원에게 메일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내부 반응 이해할 수 있지만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

초기 주먹이 오가는 폭행 사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가 손바닥 폭행으로 사실관계가 번복되고 있다. 이 대표가 술에 취한 가운데 직원의 뒤통수를 매우 심하게 기분이 나쁠 정도로 때린 것은 사실이나, 해당 직원의 그간 부적절한 언행이 있어 내부적으로는 옹호의 목소리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대응 중 통 크게 사과 먼저 공개적으로 하고 회사의 적정한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소 감봉이나 최대 정직 수준으로 징계 처분으로 끝났어야 하는 일이 블라인드 등의 외부 채널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이다. 인사위원회가 조기 개최되어 정직 3개월 정도를 통해 근신 처분이 내려졌으면 이번과 같은 큰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맞은 직원에 대한 내부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폭행 사실만 알려져 피해가 켜졌다는 것이 원티드랩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복현 대표/사진=원티드랩

대표 리스크, 주가에 즉각 반영되어 한 때 10% 가까이 빠지기도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서 일하다 2015년 원티드랩을 창업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력자 일자리 매칭 기술을 헤드헌터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사업을 키웠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하면서 초기 창업기업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혔으나 폭행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폭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창업자인 이 대표의 폭행 사건이 보도되자 코스닥에선 원티드랩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전날 1만4,2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1만3,300원으로 7.64% 급락했다. 이날에도 장중 1만3,000원선이 무너지는 등 여파가 이어지다 2.26% 추가 하락하며 1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코스닥 상장으로 성공 대열에 합류했지만, 폭행 사건을 계기로 오너 리스크를 심각하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다음 달 25일 신규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1개월 감봉 안으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주가는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한편 원티드랩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이 134억2,1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1억500만원으로 16.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