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바이오 스타트업 백스다임, ‘TIPS’에 최종 선정

미생물 단백질 기반 백신 기술 개발로 기존 백신 단점 극복 자체 원천기술 통해 ‘신속 백신 개발’ 플랫폼 개발 중 미국 FDA, 5년간 한국 신약 허가 단 1건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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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스다임

백신 개발 바이오 스타트업 백스다임(VAXDIGM, 대표 김성재)이 중소벤처기업 ‘팁스(TIPS)’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팁스 선정은 엑셀러레이터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팁스는 중기부와 민간 투자사가 함께 시장을 선도할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정해 연구·개발(R&D), 사업화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팁스 선정을 통해 백스다임은 향후 2년간 5억원의 R&D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미생물 단백질 기반 합성항원백신 기술 개발

2021년 설립한 백스다임은 개량형 백신, 미래 신종 전염병에 대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한 원천기술을 사업화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의 유정란 기반의 백신 생산 시스템은 안정적인 방식이지만, 생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생산 속도가 비교적 빠른 동물 세포배양 기술과 곤충 세포 배양 기술은 시설 투자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며 생산 단가도 높은 편이다. 백스다임은 이같은 기존 백신의 문제점에서 착안해 미생물 기반 단백질로 눈을 돌렸다.

미생물 단백질 기반의 합성항원백신은 오랜 기간 동안 안전성이 검증되어온 바 있다. 일정 기간 상온 보관이 가능해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보다 편의성이 뛰어나며 별도의 유통 시스템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편 백신으로 훌륭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미생물을 이용한 생산 시스템 특유의 난발현성 특징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우수한 후보 단백질이 많다. 백스다임은 현재 새롭게 발굴되고 있는 다수의 새로운 백신 후보 단백질에 활용할 융합단백질 기술 및 플랫폼 기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다양한 원천기술로 ‘아기 유니콘’ 노린다

현재 백스다임은 차세대 백신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백스다임 핵심원천기술인 ‘First in class’는 RNA와 상호작용하는 차세대 융합단백질을 이용한 기술로, 면역원성을 높이고 적절한 중화항체를 생산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백스다임은 이에 더해 Chaperna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Chaperna는 샤페론(변성된 단백질을 인식해 단백질 간의 잘못된 회합을 통한 집합체의 형성을 막는 단백질)의 기능을 하는 RNA다. RNA와 상호작용하는 융합단백질을 표적단백질과 결합하고, 이를 원핵 세포에서 발현시키는 기술을 통해 백신 항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수용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Chaperna 기술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고효율 융합 단백질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속 합성항원 생산 기술·백신을 개발하는 등 미생물을 이용한 고효율 신속 단백질 생산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스다임 김성재 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을 계기로 아기 유니콘까지 빠르게 성장하겠다”며 “항원백신 제조 원천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 말부터 시작되는 비임상 시험을 통해 연구개발과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백스다임의 신속 합성항원백신 플랫폼을 미개발된 백신 개발 등에도 응용하고 빠른 기술 이전을 통해 매출 성장에 드라이브를 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유토이미지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바이오 시장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바이오 산업이 대표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 산업이라는 점이다. 백스다임은 ‘신속 개발’을 지향하고 있지만 신약 개발에는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 비해 성공 확률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 시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투자가 모두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은 전 세계적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기점으로 크게 도약했다. K-진단키트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약만큼은 큰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시장인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 해 평균 약 40~50개 의약품이 FDA 허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한국 제약사가 물질 발굴부터 임상 1~3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미국에서 허가받은 신약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단 하나뿐이다. 미래 신종 전염병 ‘팬데믹’을 막는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지닌 백스다임이 리스크를 이겨내고 세계적 백신 개발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