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분석 핀테크 스타트업 ‘호라이존테크놀로지’, 팁스 선정

전문 투자자들의 전유물, ‘퀀트 투자’ 접근성 낮춰 가치 투자 지표 상관관계 고려해 적정주가 제공 핀테크 업계 전반에 퍼진 자금난은 넘어야 할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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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퀀트랙

퀀트 투자 분석 전문 핀테크 스타트업 호라이존테크놀로지가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팁스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으로, 민간 벤처육성기관 중 ‘TIPS 운영사’를 선발하여 이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기업을 선별하고, 민간투자와 정부지원금을 조합하여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팁스에 선정될 경우 2년간 R&D 자금으로 최대 5억원, 사업화 자금 최대 1억원, 해외 마케팅 지원금 최대 1억원 등 총 7억원의 자금이 지원된다.

퀀트 투자란 증권사,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수치 지표에 근거해 매매 전략을 세워 투자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오로지 ‘숫자’에만 기반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다양한 데이터 및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로보어드바이저(RA, AI 활용 자동 자산관리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며 개인 투자자들도 퀀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퀀트 분석 전문 스타트업 호라이존테크놀로지(이하 호라이존)는 과거 전문 투자자들만 사용하던 퀀트 투자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퀀트랙(Quantrack)’ 서비스를 개발했다. 퀀트랙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업계에 주목을 받으며 출시 후 6개월 만에 15만 명의 누적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사진=퀀트랙

AI 기반으로 퀀트 투자 문턱 낮췄다

퀀트랙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어렵고 복잡한 상장기업 재무제표를 AI 엔진을 통해 분석한 비주얼 리포트를 제공한다. 퀀트랙의 모델퀀트랙AI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전 세계 모든 상장기업의 적정가치 산출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다. 현재 한국,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10,000여 개 기업의 상대 가치 평가 값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퀀트랙은 기업 가치 확인을 위한 ‘적정주가’ 정보를 강조한다. 8가지 가치 투자 지표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기업이 적정한 주가로 거래되고 있는지 전달하는 것이다. 적정주가 분석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전 세계 상장기업의 재무, 회계 데이터를 공신력 있는 공급기업으로부터 전송받는다. 적정주가 시스템은 주가 예측보다는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퀀트랙의 로보어드바이저 AI는 이와 같은 적정주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가치를 산출한다.

퀸트랙이 제시하는 적정주가는 투자자들이 가장 긴 시간을 들여 학습해야 하는 ‘가치분석’을 쉽게 가격과 상승여력으로 표현해 퀸트 투자의 문턱을 낮췄다. 투자자들은 현 주가와 적정주가의 차이를 비교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으며 더불어 투자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번 투자를 이끈 팁스 운용사 김종철 인포뱅크 이사는 “국내 핀테크 혁신 기술은 금융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온 만큼, 퀀트랙은 개인의 금융 투자 활동의 질적 향상을 돕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여 년간 공동창업자들이 연구한 금융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온라인 상품화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향후 인포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호라이존의 글로벌 확장을 지원할 것이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동현 호라이존테크놀로지 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을 계기로 글로벌 상장기업과 산업 섹터별 실시간 적정가치 추적 및 모멘텀 예측을 위한 AI 솔루션을 개발 및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우리 서비스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도 전문 투자자들처럼 데이터, 툴, AI를 활용하여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Shutterstock

핀테크 스타트업에 찾아온 겨울

한편 최근 핀테크 스타트업 전반이 자금난에 빠져 몸살을 앓고 있다.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처럼 규모가 큰 스타트업도 스스로 몸값을 낮추고 있으며, 투자 대신 대출을 통해 필요 자금을 충당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핀테크 스타트업에 들어간 투자액은 204억 달러(약 28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376억 달러) 대비 46% 급감한 수준이다.

앞서 유동성이 풍부했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스타트업 투자에 많은 벤처캐피털이 몰린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핀테크 시장이 비대면 금융 수요 증가의 큰 수혜를 입어 급격히 성장했고, 동시에 핀테크 스타트업의 몸값도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쇼크로 인해 금리가 뛰고, 투자 시장이 위축되자 핀테크 업계 전반이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집행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는 소리마저 나온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핀테크업계에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돼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치솟는 ‘오버슈팅’이 해소될 때가 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기존 핀테크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거품이 심하다는 목소리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제 스타트업도 성장 가능성만 강조하기보다 경영을 효율화하고 당장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핀테크 열풍’ 속 다수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호황을 맞이했지만, 이제 뚜렷한 차별성과 성과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조성됐다. 호라이존테크놀로지가 팁스 선정을 기반으로 업계에 닥친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